영국 정부가 정치 정당을 향한 암호화폐 기부를 즉시 막는 조치를 단행했다. 디지털 자산이 해외 자금의 출처를 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이제 암호화폐가 단순한 금융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 리스크’로 불리고 있다.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정부는 이와 같은 결정을 공식 발표하며, 익명성과 추적 난이도로 인해 해외 자금이 영국 정치에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대규모 정치자금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의뢰한 ‘라이크로프트 검토’ 보고서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 보고서는 암호화폐 기부를 영구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시스템이 현실에 맞게 정비될 때까지 기부를 잠정적으로 유예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필립 라이크로프트 전 고위 공무원은 이와 관련해 “우리는 특정 정당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러 온 것이 아니라, 민주적 절차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오랜 논의를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규정은 기부 금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모든 암호화폐 기부에 적용되며, 즉시 시행된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정당들은 받은 암호화폐를 30일 내에 반환해야 하며, 기한을 넘어 반환하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해외에 있는 영국 국적자의 기부에는 연간 10만 파운드로 상한선이 설정됐다. 이는 국외 자금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번 조치는 현재 의회를 통과 중인 ‘국민대표법’의 개정 내용에 포함되어 추진되고 있으며, 이 법안이 시행되면 암호화폐 및 해외 자금에 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암호화폐 기부가 ‘일시 유예’라는 명칭이 붙었지만, 법적으로 장기적인 규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결정이 암호화폐 규제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신호로 여겨지고 있다. 익명성을 갖춘 디지털 자산 기부가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정치적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혁당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으며, 스타머 총리는 이를 비판하면서 “분열적이라도 돈을 받으면 무엇이든 하려는 인물들”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변화 속에서 암호화폐는 단순히 시장 혁신의 도구가 아니라, 정치적 투명성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향후 법안 심의 과정에서 규제의 범위와 실행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정치 기부에 대한 암호화폐 전면 금지…‘민주주의 리스크’ 우려

같은 코너에서 더 읽기
레저 하드웨어 지갑 도난, 공식 리셀러의 주인이 이미 바뀌어 있었다
레저(Ledger)는 동남아 공식 리셀러 CryptoBilis에 판매·배송 중단을 지시하고 최근 90일 구매자에게 기기를 켜지 말라고 권고했다. 연구자들은 손실을 7,200만~8,600만 달러 이상으로 본다. 이 사건의 핵심은 해킹 기법이 아니라, 공식 인증 간판은 그대로인데 그 뒤의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는 공급망의 빈틈이다.
코인셰어즈 부자 코인 설문, 조사를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다
코인셰어즈 설문에서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비중은 평균 10%로 나왔다. 반면 자문가 단체 설립자 릭 에델먼은 실제로는 2~5%가 흔하다고 반박했다. 설문을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는 수요의 실측치라기보다 업계가 바라는 방향에 가깝고, 내 비중은 남의 평균이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손실 폭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민와일 비트코인 생명보험, 3,750만 달러 투자자 명단에 생명보험사가 있다
민와일(Meanwhile)은 보험료와 사망보험금을 모두 비트코인으로 정하는 버뮤다 생명보험사이고, 이번에 베인캐피털 크립토 주도로 3,750만 달러를 조달해 누적 1억8,000만 달러가 됐다. 투자자 명단에 Apollo와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벤처 자회사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 거래는 비트코인이 거래 자산에서 상속·보험 자산으로 옮겨 가는 실험에 전통 보험업 자본이 직접 걸었다는 신호다.
코인베이스 USDT 자동 전환, 10월 30일까지 안 빼면 USDC 등으로 바뀐다
ESMA가 MiCA 미준수 스테이블코인을 정리하라고 하면서 그동안 열려 있던 수탁·이체 통로까지 닫았다. 최종 시한은 2027년 1월 8일이지만 코인베이스는 USDT·PYUSD 잔액을 10월 30일까지 빼라고 했고, 남은 잔액은 USDC 등으로 자동 전환한다. 거래만 막히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가 스스로 옮기지 않으면 거래소가 대신 바꿔 버리는 구조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