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TRX)이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이며, 925억5800만 달러(약 131조원)에 달하는 테더(USDT)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 정산 체인으로 자리잡았다. 이 수치는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약 30.8%를 차지하며, 결제와 송금의 흐름이 특정 체인에 얼마나 집중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온체인 지표로 해석된다.

14일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7일 동안 트론의 변화율은 0.57%였으며, 테더의 비중은 97.92%로 집계됐다. 하지만 일부 보도에서 언급된 '1주일 10억 달러 증가'라는 수치는 공식 데이터를 통해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트론스캔(TRONSCAN)에서 보고된 테더의 공급량은 912억7215만7353개였으며, 하루 전송 건수는 236만3673건으로 나타났다.

트론다오(TRON DAO)의 공식 페이지에서도 트론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공급이 912억 달러를 넘었고, 월간 스테이블코인 거래 건수는 7040만 건 이상, 거래액은 7270억 달러(약 1030조원)를 초과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거래소 예치금보다 결제와 정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되어 설계된 암호화폐로, 거래소 대기자금 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송금, 결제 및 내부 정산을 처리하는 인프라로 점점 더 활용되고 있다. 코인데스크 리서치(CoinDesk Research)의 2026년 2분기 트론 보고서에 따르면, 트론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은 3월의 27.3%에서 6월 말에는 28.7%로 상승했으며, 트론 기반 테더의 시가총액은 처음으로 890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트론이 후원한 리서치로, 온체인 흐름을 분석할 수 있는 가치가 있지만 후원 구조를 고려해야 한다. 또한, 트론의 전송 구조는 디파이 체인보다는 송금 체인에 가까워, 전체 스테이블코인 전송량 중 약 93%가 개인 간 거래(P2P)로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는 솔라나(SOL)의 68%에 비해 더 높은 수치다.

트론의 2분기 프로토콜 수수료는 약 8900만 달러에 달하며, 트론다오는 7월 발표에서 트론 기반의 테더 유통 공급이 900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저비용 전송과 높은 유동성, 테더 중심의 결제 수요가 트론의 공식적인 서사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테더 의존도는 리스크로 남아있으며, 전체적으로 트론 스테이블코인의 97% 이상이 테더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발행사의 정책 변화나 규제 환경의 변화가 체인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포브스(Forbes)는 트론에서 테더의 상당량이 이동하고 있으며, 미국 규제의 외부에 있는 오프쇼어 결제 구조가 더욱 확대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실사용 정산망이 확대되고 있지만, 부정적으로 보면 테더의 집중과 그로 인한 집행 리스크가 따른다.

국내 독자에게도 중요한 점은 스테이블코인이 거래소 대기자금에 국한되지 않고 송금, 결제 및 내부 정산의 인프라 역할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변화는 결제사들이 고객 결제보다 내부 정산 및 유동성 배분에 스테이블코인을 우선 적용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결국 트론의 900억 달러대 테더 규모는 이와 같은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특정 체인에 집중될 수 있음을 드러내며, 동시에 테더와 같은 단일 자산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안고 있다는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