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기흥 NRD-K 2라인을 연구개발 시설에서 파운드리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 변화는 202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며, 주목적 제품은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사용될 2나노 베이스 다이다. NRD-K 2라인은 현재 다른 양산라인에서 웨이퍼를 받아 특정 공정을 수행하는 'Send-Fab'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NRD-K는 삼성전자가 기흥캠퍼스에 구축하고 있는 차세대 반도체 복합 연구개발 단지로, 총 투자액은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3개 라인 중 첫 번째 라인은 2024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검토는 AI 반도체 수요에 부합하도록 연구개발 중심의 시설을 재배치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

HBM 베이스 다이는 여러 D램을 수직으로 쌓은 HBM 구조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은 외부 프로세서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로직 칩이다. HBM4 이후로 메모리 공정보다 파운드리 공정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데이터 처리 속도, 전력 효율 및 발열 관리가 베이스 다이 설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맞춤형 HBM 및 HBM5에 이러한 2나노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차세대 HBM 경쟁에서 베이스 다이의 공정과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HBM5 베이스 다이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구조를 사용하여 2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고밀도의 TSV를 구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이는 HBM 성능 경쟁이 메모리 적층을 넘어 공정과 패키징 기술로 이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7년 D램과 HBM의 생산능력이 조기에 매진될 것으로 전망되며, 엔비디아의 HBM 수요가 조정에 따라 약 10%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공급량과 칩당 탑재량은 삼성전자와 주요 고객사의 생산 전략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NRD-K 2라인의 파운드리 전환은 현재 중장기적으로 검토되고 있는 단계여서, 실제 가동은 2028년 하반기로 예정되고 있으며 장비 구매 주문도 공식적으로 발주되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에 이 라인을 D램 생산에 활용할 예정이었던 만큼, 최종 용도는 시장 상황과 고객의 수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D램 생산능력은 평택캠퍼스에 더욱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NRD-K 2라인이 파운드리 용도로 확정된다면, 삼성전자의 HBM 전략은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 기술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