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7월 29일(현지 시각)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해 ‘인-카인드(In-Kind) 창출·상환’을 공식 승인했다. 이는 ETF 발행사와 승인된 기관투자자가 현금을 사용하지 않고도 실제 암호자산을 직접 주고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결정으로, 금 및 원유 같은 전통 원자재 ETF와 유사한 구조를 제도적으로 부여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의 제도권 금융에 대한 통합을 상징하는 중요한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ETF는 현금 결제 방식을 사용하여 발행사가 암호자산을 별도로 매수하거나 매도해야 했던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거래 비용과 가격 차이가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되었지만, 인-카인드 구조에서는 기관이 직접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납입하거나 수령할 수 있어 매매 비용이 줄어들고 ETF 가격과 현물 가격 간의 스프레드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구조는 ETF의 유동성을 폭발적으로 높이고 매매 효율성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는 양측 모두에게 이익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제 측면에서도 미국의 인-카인드 거래는 '자산 교환'으로 간주되어 과세 시점을 연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ETF 상환 시 발생하던 세금 부담이 줄어들게 되어 장기 보유 성향이 강한 연기금 및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참여가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골드 ETF가 제도권으로 인정받은 뒤 5년 만에 운용자산 규모가 10배 이상 증가했던 사례가 이번에도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이 한국에서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현재 한국 자본시장법상 ETF의 기초자산 요건에는 암호화폐가 포함되지 않아, 암호화폐 현물 ETF가 상장될 수 없다. 한국거래소 역시 코스피 및 코스닥 시장, 그리고 장내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디지털 자산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인-카인드 방식에 대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ETF 상품 설계 자체가 출발선에 서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제 구조도 미국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국은 2025년부터 가상자산 양도차익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거래 구조에 관계없이 즉시 과세가 발생하므로, 과세 이연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시장에서 기관들이 암호화폐 ETF에 투자할 유인이 거의 없는 환경이라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해외 시장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우려가 있다.

결론적으로, ETF는 단순한 투자상품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자본 흐름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따라 뉴욕 증시를 통한 암호화폐 투자 접근성이 개선되면, 전 세계 기관 자금이 미국 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제도적 부재로 인한 소외를 걱정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암호화폐 ETF는 이제 미국에서 금 ETF와 동등한 제도적 위상을 갖게 되었다”며, 한국이 제도 개선을 하지 않으면 투자 기회와 금융 산업 경쟁력에서도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 SEC의 결정이 한국 정책 논의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언급하며, “암호화폐를 제도권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은 단순한 투자상품 허용을 넘어 글로벌 자본 시장에 편입되는 핵심 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ETF 허용 여부, 세제의 구조, 자산운용 규제 등 포괄적인 제도 개편 논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