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가상자산 투자자가 1천만 명을 초과함에 따라 이를 악용한 불법 외환 거래, 즉 환치기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접수된 의심 거래 보고서(STR)는 무려 3만6천684건으로, 이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보고된 건수인 2만7천72건을 단 한 해 만에 상회하는 수치다. STR은 자금 세탁이나 불법 송금이 의심되는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는 제도로, 금융기관 및 가상자산사업자는 이를 법적으로 의무적으로 이행해야 한다.
특히, 국내에서 가상자산을 이용한 환치기 방식이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인 외환 경로인 외국환은행을 우회해 해외에서 구매한 가상자산을 국내로 전송한 후 현금화하는 방식은 외환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된다. 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검찰에 이첩된 가상자산 기반 외환 범죄 규모는 약 9조5천억 원에 달하며, 이 중 90% 이상인 8조6천억 원이 환치기 범죄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송금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의심스러운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실물 자산과 가치가 연동되어 변동성이 적은 가상자산으로, 최근에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통해 571억 원 규모의 자금이 불법송금된 사례도 적발되었다. 이는 러시아 기업과 연계한 환전상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국내에서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테이블코인이 다양한 상품이나 서비스의 결제에 널리 사용됨에 따라 불법 외환 거래와 자금 세탁에 악용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며, 관련 기관들이 이러한 범죄 유형에 대한 추적 및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관세청과 FIU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위장 송금과 불법 환전 등을 선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흐름은 향후 가상자산이 제도권 금융과 더욱 밀접하게 통합되면서 그 위험도가 증가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당국의 관련 규제 정비와 감시 체계가 한꺼번에 미흡하다면, 자본 유출과 금융 질서의 혼란이라는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어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상자산을 통한 불법 외환 거래 급증… 의심 거래 보고 건수 역대 최대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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