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코리아블록체인위크(KBW 2025)는 한국이 디지털 자산과 인공지능의 격랑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무대였다. 행사 규모는 놀라웠으며, 메인 행사인 IMPACT에는 6만 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참여했고, 870명의 연사와 300여 개의 스폰서가 함께했다. 서울 전역에서 진행된 780개 이상의 사이드 이벤트가 블록체인 및 디지털 자산 관련 논의의 장이 되었고, 글로벌 인사들과 프로젝트, 투자자들이 한데 모여 한국의 위상에 대해 다시 한번 주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화려한 행사 뒤에는 몇 가지 우려되는 이슈도 나타났다. 많은 참가자들이 강연보다는 기념품을 받기 위한 긴 줄에 몰려 있었다. ‘세계 최대 블록체인 콘퍼런스’라는 이름이 기념품 나눔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대중적 관심을 넘어 진정한 기술 허브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이번 KBW에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그 유명한 토큰2049 행사에서 유입될 예산이 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소문이 퍼졌다. 토큰2049에서는 2만 5,000명 이상의 참석이 예상되며, 1,000개의 사이드 이벤트가 열린다. 한국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위해서는 단순히 규모의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메시지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KBW 2025는 한국의 잠재력을 확실히 드러내는 기회였다. 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두 아들이 참석해 한국이 아시아 블록체인 산업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 것은 상징적이다. 국내 정치권에서도 민병덕 의원이 디지털 자산의 법제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냈고, 이는 산업의 열기와 정치적 움직임이 어떻게 일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법과 제도다.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 성장은 모래 위에 세운 성과와 같으며, 글로벌 자본과 프로젝트는 안정된 제도를 갖춘 시장으로 이동하게 마련이다. ‘세계가 주목한 한국’이라는 타이틀이 일시적인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 위해서는 국회가 법안을 빠르게 통과시켜야 하며, 이는 산업의 신뢰를 제도권 안에 심는 기회가 될 것이다.

KBW 2025는 성황과 혼란, 기회와 도전이 공존한 자리였다. 한국이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에 설지가 아니면, 이번의 모멘텀은 바람처럼 사라질 수 있다. 역사적인 물결은 오랜 시간을 머무르지 않으며,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다시는 같은 기회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역사는 찰나의 순간에 방향을 바꾸는 힘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