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상자산 시장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보다 5% 이상 높은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14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테더는 전날 오후 3시 30분 경 국내 거래소 업비트에서 1,505원에 거래되었으며,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425.8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약 5.5%의 프리미엄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테더는 지난 10일에는 장중 1,655원까지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바 있다. 이와 유사한 흐름은 다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에서도 나타나 마지막에 1,647원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실물 달러의 가치를 반영하여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경우에는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스테이블'이라는 명칭이 무색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용어로 설명된다. 김치 프리미엄은 한국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가격이 해외에 비해 높게 형성되는 현상으로, 흔히 투자자들의 수요가 급증할 때 발생한다.

김민승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이와 관련하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이후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외 가격 차이가 확대되었고, 이로 인해 김치 프리미엄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현재 테더에서의 김치 프리미엄은 약 5% 수준으로, 이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한편, 해외 선물시장에서 레버리지 거래를 진행 중인 국내 투자자들이 긴급하게 테더를 수요하는 현상도 가격 급등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해외의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예치금 요청이 발생하면서, 국내에서 테더를 매수하고 해외로 송금하려는 움직임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환율 보조 도구를 넘어선 실제 투자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또한, 시장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매수 주문이 급증하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오르는 현상도 포착되었다. 예를 들어, 지난 10일 저녁 업비트에서는 월드리버티파이낸셜유에스디(USD1) 가격이 1만 원에 도달하며 전날 종가의 7배에 이르는 사례가 있었고, 같은 날 빗썸에서는 테더 가격이 5,755원까지 치솟는 일이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장가 주문에 의한 일시적 가격 급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급격한 가격 변화는 스테이블코인이 불확실한 시장 요인에 얼마나 노출되어 있는지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지속된다면, 국내 가상자산의 가격 형성에 외부 요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김치 프리미엄과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변동성에도 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