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6일 마감 시황 — 코스피 5,059.69 ▼324.11 (-6.02%)

11월 6일 16:00 기준 시장 브리핑. 지수·환율·유가의 흐름과 확인점을 답합니다.

11월 6일 16:00 기준 코스피는 5,059.69로 마감했습니다. 하루 만에 324.11포인트, 6.02%가 빠졌습니다. 코스닥도 16:00 기준 644.27로 5.03% 내렸습니다. 장이 열리고 3분 만에 코스피가 8.76% 밀리면서 매매를 잠시 멈추는 서킷브레이커까지 걸렸습니다.
삼성전자(005930)나 SK하이닉스(000660)를 가진 분이라면 오늘 같은 질문을 하셨을 겁니다. AI 반도체 호황이 여기서 끝나는 것인가.
오늘 시장이 값을 깎은 대상은 반도체 회사의 실적보다 미국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속도였습니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AI 규제에 적극적인 민주당이 크게 이기자, 데이터센터 공사가 늦어지면 반도체 주문도 줄어든다는 계산이 한꺼번에 돌았습니다. 그리고 코스피가 6% 넘게 무너지는 동안 원달러 환율은 거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투자자는 한국을 떠난 것이 아니라 AI라는 바구니 하나를 내려놓았습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2026년 11월 06일 16:00 KST · 자료 16:00 기준
미국 선거 결과가 데이터센터 공사장 앞을 막아섰다
사건은 전날 밤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11월 5일(현지) 뉴욕증시에서 S&P500의 11개 업종이 모두 내렸습니다. 기술 업종은 7.3%,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2% 떨어졌고 엔비디아(NVIDIA, NVDA)는 9% 밀렸습니다. 방아쇠는 선거였습니다.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은 새 데이터센터 건설을 멈추겠다고 공약했고, 의회에서는 소비자 전기료를 보호하고 AI를 독립적으로 시험하라는 입법 요구가 나왔습니다.
이 걱정은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MSFT)는 올해 1월 데이터센터가 쓰는 전기 비용을 회사가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새 송전 설비를 까는 데 인허가와 입지 문제로 7~10년 넘게 걸릴 수 있다고도 밝혔습니다. 3월에는 미국 상원이 버지니아 지역 전력 당국 등에 데이터센터 계약의 전력·물 사용 비밀유지 조항을 내놓으라고 요구했습니다. 전기료와 물, 그리고 주민이 무엇을 알 권리가 있느냐는 다툼은 선거 전부터 쌓여 있었습니다. 이번 선거는 그 다툼에 표를 실어 줬습니다.
투자자에게 이 대목이 중요한 이유는 돈의 길이 하나로 이어져 있어서입니다. 반도체를 사는 쪽은 데이터센터를 짓는 회사이고, 데이터센터는 전기와 허가가 있어야 올라갑니다. 공사가 늦어지면 주문이 늦어지고, 주문이 늦어지면 공급이 남습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짚은 경로도 이것이었고, 시장은 이 길의 끝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를 가장 세게 때렸습니다.
코스피 8.76% 추락, 서킷브레이커 뒤 5,000선 위로 올라온 하루
코스피는 2.24% 내린 5,263.26으로 출발해 9시 3분 4,911.91까지 떨어졌습니다. 코스닥도 3.53% 내린 654.43으로 시작해 9시 6분께 매도 사이드카(선물이 급락할 때 프로그램 매도 주문을 5분간 묶는 장치)가 걸렸습니다. 코스피는 이틀 연속 5% 넘게 빠졌고, 오전 11시 무렵 집계로 시가총액은 고점 대비 40%, 3천조 원 넘게 줄었습니다.
그래도 16:00 기준 종가 5,059.69는 장중 저점보다 147포인트 넘게 높습니다. 삼성증권이 단기 지지선으로 본 5,000선은 장중에 한 번 깨졌다가 종가에서 다시 지켜졌습니다. 외국인이 가장 크게 팔았고, 기관과 개인이 그 물량을 받았습니다. 코스닥은 기관만 샀고 개인과 외국인은 함께 팔았습니다. 외국인이 던진 주식을 국내 돈이 받아 낸 구조입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외국인 매도가 잦아들 수 있는 구간으로 4,500~4,800선을 꼽았습니다. 정부는 F4회의(경제·금융 수장 회의)를 열었고, 증시안정펀드와 공매도 제한 같은 카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다른 시장을 옆에 놓으면 이번 매도의 성격이 더 또렷해집니다. 오후 2시 무렵 일본 닛케이225는 6.0% 내렸고 소프트뱅크그룹과 키옥시아는 각각 10% 넘게 빠졌습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장중 9.0% 폭락해 사상 최대 하락폭을 썼고, TSMC는 한때 하한가까지 밀렸습니다. 홍콩 항셍과 상하이종합은 1.3% 하락에 그쳤습니다. AI 반도체 비중이 큰 시장일수록 깊게 빠졌습니다. 빚을 내 산 주식이 담보 부족으로 강제로 팔리는 청산이 겹치며 낙폭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그 와중에 코스피에서는 302종목이 올랐고 플랫폼·바이오·자동차주가 강세였습니다. 오후 1시 40분대 SK하이닉스가 9% 하락하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퀄컴 장부에서 휴대폰 칩은 26% 줄고 자동차 칩은 89% 늘었다
오늘 시장은 반도체를 한 덩어리로 던졌습니다. 하지만 수요 장부는 갈라져 있습니다. 퀄컴(Qualcomm, QCOM)이 11월 4일 내놓은 4분기 실적에서 휴대전화용 칩 매출은 51억 3,700만 달러로 26% 줄었고, 자동차용 칩은 19억 9,000만 달러로 89% 늘었습니다. 사물인터넷용은 4% 늘었습니다. 회사는 아마존과 AI 데이터센터용 제품 협력을 발표했고, 2027 회계연도 데이터센터 매출 목표 50억 달러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는 2027 회계연도를 휴대폰 밖 매출이 꺾여 오르는 해로, 그 중심에 데이터센터 사업을 놓았습니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칩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데이터센터 규제 걱정은 그중 데이터센터 칸에 걸린 문제입니다. 증권사들이 반도체 실적은 견조하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에 악재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본 근거도 여기에 있습니다. 시장의 의심이 자금 조달을 넘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로 번진 만큼 심리 회복에 시간이 걸린다는 신중론도 함께 나왔습니다. 반도체를 가진 투자자가 보는 기준은 오늘 주가보다, 미국 데이터센터 착공이 실제로 멈추는지입니다.
코스피 6% 무너진 날, 원달러는 0.60원만 움직였다
원달러 환율은 15시 56분 조회값 기준 1,356.40원으로 0.60원 내렸습니다(16:00 기준 직전 조회값이며 서울 외환시장 마감값은 아닙니다). 외국인이 가장 크게 판 날인데 원화는 오히려 조금 강했습니다. 한국 시장 자체를 두려워해 돈을 빼는 날이라면 환율이 먼저 튀었을 겁니다. 오늘 매도는 업종을 갈아타는 움직임에 가까웠다고 봐야 합니다.
달러 쪽에서도 원화를 밀어낼 힘이 약했습니다. 같은 밤 미국 단기 국채 금리는 0.12%포인트 내렸고, 다음 금리 인상 시점 예상은 3월로 밀렸습니다. 연준은 10월 28일 기준금리를 3.75~4.00%로 묶었지만 위원 두 명은 0.25%포인트 인상을 원했습니다. 11월 5일 나온 3분기 자료에서는 시간당 보수가 연율 2.9% 오르는 동안 한 단위를 만드는 데 드는 노동비용은 0.7% 줄었습니다. 생산성이 3.6% 뛰었기 때문입니다. 임금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힘이 약해졌다는 숫자입니다. 그래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00 기준 직전 조회값 91.62달러로 1.22% 올랐습니다. 금은 1% 올랐고 비트코인은 6% 내려 7만 5,000달러였습니다. 주식은 빠지고 유가는 버티는 조합은 연준이 인상 카드를 완전히 내려놓기 어렵게 만듭니다.
오늘 밤 미국 고용보고서부터
- 11월 6일(금, 미국 현지) 고용보고서: 금리 인상 예상 시점(현재 3월)을 움직일 자료
- 2027년 1월 미국 차기 의회 활동 시작: 전기료 보호·AI 독립시험 입법 요구가 법안이 되는지
오늘 확인된 것은 미국 데이터센터를 짓는 속도에 정치가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가능성이고, 아직 기록에 없는 것은 실제로 멈춘 공사입니다. 공약과 입법 요구는 나왔고, 반도체 회사의 장부는 아직 꺾이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의 빈칸을 오늘 코스피 324포인트가 미리 메웠습니다. 반도체 값이 반도체 공장이 아닌 변전소 앞에서 정해진 하루였습니다.
매일 아침과 마감 시황은 서학개미 텔레그램 채널에서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시세는 16:00 기준이며 이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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