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중앙부처에서 승진이 오히려 연봉 감축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연봉 절벽'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의 관료사회에서도 관리직 기피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일본 매체에 따르면, 도쿄 가스미가세키에 위치한 중앙부처에서 실장이나 과장급으로 승진하면 이전보다 연봉이 줄어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젊은 직원들이 초과근무수당을 정당하게 받으면서 실무자의 소득이 증가하고, 반면 승진한 관리직이 잔업수당의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실무자조차도 '서비스 잔업'이라는 형태로 실제 근무 시간보다 적은 수당을 받는 관행이 있었으나, 최근 정부의 지시로 이 문제가 조금씩 개선되고있다.

2021년, 고노 다로 당시 행정개혁담당상이 초과근무 시간을 기록하고 수당을 전액 지급하라는 지시를 내린 이후, 조직의 실무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많은 잔업수당을 수령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관리직 상사의 소득 마저 하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한 간부는 승진 후 연봉이 100만 엔 이상 줄었다고 밝혔으며, 이는 직장 내 큰 불만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국가공무원 인사를 담당하는 인사원은 본부성의 업무조정수당 지급 대상을 관리직까지 확대해 월 5만1800엔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단순한 수당 인상만으로는 승진 후 줄어든 연봉을 보완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40~50대 '취업빙하기 세대'가 불만을 제기하며 후배들에게 평등한 처우가 주어지는 반면, 자신의 세대는 관리직 승진으로 인해 오히려 대우가 악화된 형국이다. 이로 인해 많은 중견직원들이 관리자 직위를 기피하고 있으며, 승진에 따른 보상보다 책임과 업무 부담이 증가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일본 전반에서 확산되고 있으며, 점차적으로 민간으로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인재 유출의 가속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고, 실제로 최근 민간기업에서는 대기업 평균 임금 인상률이 5.46%에 달하며, 3년 연속으로 5% 이상 증가하는 상황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일본의 관료조직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 정치권 차원의 근무 방식 개혁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