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호주에서 실시된 설문 조사에 따르면, 고물가 문제로 인해 호주 성인들이 편안한 은퇴에 필요한 자금 규모를 평균 100만 호주 달러(약 10억8300만 원) 이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년간 약 81만7000 호주 달러에서 22% 증가한 수치다. 응답자들은 은퇴를 희망하는 연령은 평균 62세이지만, 실제로는 66세까지 일해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조사는 호주 연금 및 자산 운용사인 콜로니얼 퍼스트 스테이트(CFS)가 약 2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로, 생활비 상승과 인플레이션이 노후 준비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리사 포우 CFS 은퇴 및 성장 부문 전무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산 규모를 점검하고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의 연금 자산 규모는 약 4조5000억 호주 달러(약 4872조 원)에 달하며, 세계 주요 연금 시스템 중 하나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는 호주인들이 은퇴 후의 재정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향후 10년간 약 250만 명이 은퇴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연금 업계는 은퇴 후 자산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면서, 변동성이 큰 품목들을 제외한 평균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지난해 4월 3.4%에 달해, 호주 중앙은행(RBA)의 목표 범위인 2~3%를 능가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은퇴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비율에서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았으며, 여성 응답자의 약 62%가 은퇴 후 충분한 생활비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반면 남성은 48%에 불과했다.

이는 평균적으로 여성의 생애 소득이 남성보다 낮고, 경력 단절 등의 경향이 영향을 미친 결과로 분석된다. 여성들은 육아, 시간제 및 비정규직 근무 등으로 인해 남성보다 적은 연금 자산을 가진 채 은퇴하는 경우가 많다.

호주의 연금 제도는 의무 적립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연금 적립 비율은 12%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더 오랜 기간 근무하고 높은 임금을 누리는 근로자들이 더 많은 은퇴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0~64세 남성의 연금 자산 중간값은 약 22만 호주 달러인 반면, 여성의 경우 약 16만3000 호주 달러에 불과하다.

앞으로 적립 비율 인상이 누적 효과를 통해 전체 연금 자산 규모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많은 호주인들이 안정적인 은퇴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연금기금협회(ASFA)에 따르면, 67세에 편안하게 은퇴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의 경우 약 63만 호주 달러(약 6억8200만 원), 부부의 경우 약 73만 호주 달러(약 7억9000만 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고물가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호주인들의 은퇴 준비에 대한 심각한 재정적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