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최근 4박 5일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면서 일본 정보기술(IT)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일본의 주요 언론인 닛케이를 비롯한 여러 매체들은 황 CEO가 대만에서 TSMC와 폭스콘 경영진과 회담을 가진 뒤 한국으로 이동해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 등과의 연쇄 회동을 통해 한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젠슨 황의 한국 방문을 "시간을 쪼개 가며 한국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는 일본이 다소 뒤쳐지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AI 반도체 분야에서 TSMC는 생산을 맡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핵심 메모리인 HBM을 담당하는 가운데 AI 공급망의 중심이 한국과 대만으로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이는 엔비디아가 한국과 대만을 더욱 중시하게 되는 경향을 시사한다.
닛케이는 "일본에는 젠슨 황이 함께 혁신을 논의하고 싶어 할 정도의 AI 기업이 얼마나 있는가?"라며 일본의 AI 산업 생태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일본은 AI 시대에 엔비디아 같은 선도 기업들과 고객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판별하는 것이 앞으로의 일본 경제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3월 열린 엔비디아 GTC 2026 행사에서는 AI 시대를 이끌어갈 'AI 네이티브 기업'으로 미국, 유럽, 중국의 103개 기업이 선정되었으나, 일본 기업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일본 경제계는 이러한 상황을 단지 우연으로 보지 않고 구조적 문제로 보고 있으며, 일본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초거대 언어 모델(LLM) 기업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한 일본 IT 관계자는 한국을 방문한 미국 AI 기업들이 공동 개발 파트너로 접근하기보다는 서비스 판매를 위한 시장으로서 일본을 바라보는 경향이 더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경향은 일본의 디지털 서비스 수입 증가로 인한 ‘디지털 적자’가 2035년까지 18조 엔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일본 경제산업성의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젠슨 황의 이번 방한은 단순히 한국의 주목도를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AI 혁신에서 일본이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산업이 반도체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혁신의 중심에 설 수 있을지 아니면 소비 시장으로 밀릴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젠슨 황의 한국 방문, 일본 IT 업계를 충격에 빠뜨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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