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8%로 집계되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이번 결과는 4월과 동일한 수준이며,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3.0%보다 낮은 수치로 나타났다. 특히, 육류와 유제품을 포함한 식품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며 항공료, 자동차세, 휘발유 가격 상승을 상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안정적인 물가 지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해석을 낳고 있다. 최근 노동시장 둔화와 경제 성장세 약화가 맞물린 가운데, 기대보다 낮은 물가 상승률이 발표된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폴 데일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는 BOE가 18일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음을 의미하며, 앞으로도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주고 있다. 내년 물가 상승률이 BOE의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시장에서는 이번 BOE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 3.75%로 동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최근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65명의 경제 전문가들은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6월 이후 전망에 따르면 40%는 연내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으며,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금리 인하를 전망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합의에 따른 국제 유가 급락이 물가 전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서 약 3개월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이러한 에너지 가격의 하락이 휘발유 가격과 물가 상승 압력의 완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영란은행의 경계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가계의 서비스 물가 상승률은 3.7%로 시장의 예상치를 초과하여 나타났으며, 오는 7월에는 전기 및 가스요금의 인상이 예정되어 있어 단기적으로 물가를 자극할 위험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미국과 이란 간의 잠정 합의에 따른 유가 급락이 물가 전망을 크게 바꾸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할 경우, BOE는 금리 인상 대신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경제 지표들은 영국의 물가 정책과 금리 정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