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근무 시간을 단축시킬 것이라는 많은 빅테크 기업의 전망과 달리, 실제 AI 개발자들은 장시간 근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막대한 투자를 통해 AI 개발에 뛰어든 주요 기술 기업들의 노동 환경이 부각되며 전혀 다른 실태가 공개되었다.

구글의 한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4년 전 AI가 2025년까지 주 4일 근무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오픈AI는 올해 기업들이 임금 삭감 없이 주 4일 근무제를 시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에서의 상황은 이와는 다르게 나타났다. 오픈AI에서 지난해 퇴사한 한 전직 직원은 회사가 실제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 적이 없으며, 잦은 긴급 회의와 주말 근무로 인해 업무 환경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 직원은 "오픈AI에서 주 70시간 이상 일했다"고 전하며, 현재 근무하는 AI 스타트업에서도 신제품 출시를 앞둔 스프린트 기간에는 근무 시간이 크게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현실은 오픈AI와 앤스로픽과 같은 기업들에서 스프린트 기간이 수주간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음을 시사한다. 일부 직원들은 7일 동안 90시간 이상 근무한 사례도 있었다. 미국 연방법에서는 16세 이상의 근로자가 하루 또는 주 동안의 근무 시간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메타의 직원들도 올해 AI 업무가 급하게 떠오르면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해당 팀으로 이동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팀에서는 야간이나 주말에도 업무를 진행해야 하는 일이 빈번했고, 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하게끔 만드는 작업도 끝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미국 UC버클리의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 AI를 활용한 직원들은 일의 속도는 빨라지지만 동시에 업무의 범위도 확대되어 하루의 일하는 시간이 증가하는 경향이 보였다. 특히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토하는 과정이 업무량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었다.

MIT의 닐 톰프슨 연구자는, AI로 인해 절감된 시간이 새로운 도구의 도입 및 검증 과정에서 다시금 더 많은 업무로 채워지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경고했다. AI가 인력을 대신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실제 AI 개발자들의 노동 환경은 과중한 업무와 장시간 근무로 찌들어가는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결국 AI가 효율성을 높여주기는커녕 오히려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점은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앞으로 AI의 활용 방식과 기업들이 노동자의 근무 환경을 더욱 개선해야 할 시급한 과제를 재조명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