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햇반 해외매출 30% 성장, 즉석밥을 고르는 이유가 국내외에서 다르다

햇반은 해외에서 찰진 식감으로, 국내에서 잡곡·단백질로 식탁을 넓히려 한다. 해외 매출의 최근 5년 연평균 성장률 약 30%와 2028년 매출 목표 1조5000억원을 연결하는 것은 서로 다른 소비자의 선택이다.

뉴스 핵심
- 미국 코스트코 등 일반 유통망의 백미밥 매출은 2023년 전년 대비 25% 늘어 해외 확장의 실제 판매 전례를 남겼다.
- 국내 잡곡밥 매출 비중은 지난해 30% 이상으로 커졌고, 단백질 잡곡밥은 영양을 더하면서 밥알 형태와 식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발됐다.
- 브랜드의 소비자가 환산 매출과 제조사의 회계 매출·이익은 같은 숫자로 취급하면 안 된다.
햇반은 왜 뜸 들이는 용기를 뒤집을까
밀봉된 밥 용기가 뜸을 들이다 뒤집힌다. 수분이 아래에 몰리지 않도록 해 밥맛을 고르게 만드는 과정이다. 충북 진천 CJ블로썸캠퍼스에서는 쌀과 물을 담은 용기 4200개에서 동시에 밥을 짓는다. 많은 밥을 만드는 공정 안에 식감을 지키는 동작이 들어 있다.
이 동작은 미국에서 햇반이 내세우는 장점과 맞닿아 있다. CJ제일제당은 밥알이 잘 흩어지는 밥에 익숙한 현지 소비자에게 한국식 찰진 식감을 강조한다. 한국에서 익숙한 밥의 성질이 해외에서는 제품을 구별하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이 사업에서 보는 경쟁력은 익숙한 음식을 낯선 식탁에 맞춰 설명하는 능력이다. 밥을 간편하게 먹게 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굳이 이 밥을 고를 이유를 식감에 두었다.

미국 즉석밥은 어떻게 일상 장보기로 들어가나
전자레인지 조리는 새로운 식감을 맛보는 수고를 줄인다. 밥을 따로 짓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찰진 밥을 먹게 하는 조합이다. 식감이 선택할 이유라면 간편함은 그 선택을 실행하기 쉽게 만드는 장치다.
CJ제일제당은 2017년부터 비비고 브랜드로 미국 즉석밥 시장을 공략했다. 지금의 전략도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비비고를 활용해 사업을 키운 뒤 유럽으로 영업망을 넓히는 순서다. 제품의 맛과 함께 소비자가 알아볼 이름을 들고 가는 선택이다.
이미 일반 장보기 경로에서 성장한 전례가 있다. 2023년 미국 코스트코 등 일반 유통망의 백미밥 매출은 전년보다 25% 늘었다. 한국 식품을 일부러 찾는 소비자에게만 기대지 않고, 다른 식료품을 사는 자리에서 선택받을 가능성을 보여준 기록이다.
이 수치는 판매 수량이나 미국 시장점유율의 증가율은 아니다. 그래도 미국 확장이 구호에만 머물렀던 것은 아니라는 근거는 된다.

햇반 해외매출 30%는 어디까지 커졌나
약 30%는 최근 5년간 햇반 해외 매출의 연평균 증가율이다. 미국만의 성장률도, 햇반 전체 매출의 성장률도 아니다. 미국 이야기가 눈에 들어오더라도 숫자의 범위는 해외 전체에 두어야 한다.
햇반은 미국·캐나다·호주 등 60여 개국에서 팔린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8%에서 지난해 15%로 높아졌다. 해외 판매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사업의 무게는 여전히 국내에 더 실려 있다.
그래서 해외 성장률만으로 햇반의 다음 모습을 설명하면 절반을 놓친다. 해외에서는 새 식탁을 확보해야 하고, 국내에서는 이미 햇반을 아는 소비자가 다른 제품을 고를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회사가 성장 경로를 나눈 배경을 이 매출 구성에서 읽을 수 있다.

국내 햇반은 왜 밥에 단백질을 넣나
국내에서는 밥의 영양 구성이 구매 이유로 커지고 있다. 햇반 즉석밥 국내 매출 가운데 잡곡밥 비중은 2019년 10%대에서 지난해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백미밥을 간편하게 먹는 수요에 더해 무엇이 들어 있는 밥인지 따지는 수요가 커진 셈이다.
12월 출시 예정인 햇반 단백질 잡곡밥은 그 변화에 대한 답이다. 식물성 단백질 소재를 쌀알 모양으로 만든 성형쌀을 활용한다. 제조 과정의 강한 열을 견디면서 밥알 형태와 식감을 유지하도록 했다.
단백질을 넣는 것만큼 밥처럼 먹히게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영양을 보강했는데 밥의 형태와 식감을 잃으면, 소비자가 익숙하게 먹던 한 끼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해외에서 찰진 밥을 강조하는 회사가 국내 신제품에서도 식감을 지키려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선보인 110g 미니밥 3종은 소식과 식단관리 수요를 겨냥했다. 국내 전략은 무조건 더 많이 먹게 하는 쪽보다, 먹는 양과 영양을 고르는 선택지를 늘리는 쪽으로 향한다.

햇반 1조5000억원 목표는 누구의 매출인가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조1000억원이었던 햇반 매출을 2028년 1조5000억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달성한 실적이 아니라 회사가 제시한 목표다. 여기서 투자자가 서둘러 건너뛰지 말아야 할 것은 매출이라는 말의 집계 기준이다.
2023년 국내외 햇반 매출 8503억원에는 소비자가 환산 기준이라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소비자가 제품을 사는 가격으로 본 브랜드 규모와 제조사가 회계에 잡는 매출은 구별해야 한다. 소비자의 결제액이 전부 제조사에 남는 돈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의 브랜드 판매액과 이번 목표를 곧바로 이어 붙여 회사의 이익 증가액을 계산할 수는 없다. 찰진 밥과 단백질밥이 얼마나 팔리는지에 이어, 어떤 기준으로 집계한 매출인지와 판매 뒤 얼마가 남는지를 나눠 읽어야 사업의 성과가 보인다.
햇반의 다음 성장은 같은 밥의 다른 쓸모
CJ제일제당의 미국 식품사업에는 인수로 쌓은 기반도 있다. 2019년 인수한 슈완스는 2022년 미주 식품 매출 4조356억원 가운데 3조3369억원을 차지했다. 미국 식품사업의 몸집 전체를 햇반이나 한식 제품의 성과로 읽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햇반이 증명할 몫은 제품 자체의 선택 이유다. 미국에서는 찰진 식감과 간편한 조리가, 국내에서는 잡곡·단백질과 먹는 양의 선택이 그 역할을 맡는다. 같은 제품을 어디서나 같은 말로 파는 전략보다 소비자가 밥에 기대하는 것을 나눠 잡는 전략에 가깝다.
이 회사가 국내외에서 다른 제품을 앞세우는 진짜 사업상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이미 밥을 먹는 사람에게는 구성을 바꿀 이유를, 한국식 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처음 골라볼 이유를 줘야 한다. 햇반의 성장 여지는 밥을 더 많이 먹이는 데만 있지 않다. 서로 다른 식탁에서 이 밥이 필요한 순간을 늘리는 데 있다.
이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니다. 햇반의 매출 목표는 달성 실적이 아니며, 해외 판매 확대나 영양 강화 제품 출시가 같은 폭의 이익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다. 브랜드 매출의 집계 기준과 유통·제조 비용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다.
함께 보기
해외뉴스 최신
더보기미국 은행 AI 계좌 접근 차단, 고객 자금 피해 증거는 없었다
미국 주요 은행들이 AI 에이전트의 계좌 접근을 제한하면서 잔액 조회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자금 피해 증거가 없는 지금, 은행이 먼저 정하려는 것은 AI가 볼 수 있는 정보와 움직일 수 있는 돈의 경계다.
1일 전

미국 소비자심리 하락, 높은 금리와 구매 비용에 내구재 구매 여건 18% 하락
미국 소비자심리 약세의 중심은 미래에 대한 절망보다 현재의 구매 부담이다. 10월 지수는 48.0으로 내려갔고, 향후 경제에 대한 기대가 개선되는 동안 단기·장기 물가 전망은 함께 높아졌다.
1일 전

미국 실업수당 19만4천건으로 줄어도 채용은 부진하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19만4천건으로 줄었지만 채용은 부진하다. 기존 직장을 지키는 안정과 새 직장을 얻는 기회가 어떻게 갈라지는지, 가계조사에 나타난 일자리 이동으로 풀어본다.
1일 전

트럼프 유가 공방, 선박 공격 발표에 석유 수송량으로 반박했다
트럼프는 이란의 선박 공격 발표를 유가 상승을 노린 중간선거 개입으로 몰아붙였다. 11월 3일 선거를 앞둔 이 반박의 핵심은 석유 수출 회복이지만, 물량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운송 위험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2일 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