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이 보유하고 있던 엔비디아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이는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투자 거품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결정으로, 최근 주요 투자자들 사이에서 엔비디아와 같은 기술주에 대한 매도세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더욱 주목받고 있다.

틸이 운영하는 틸 매크로 펀드는 최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지난 7월부터 9월 사이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주식 53만7742주를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 시기의 엔비디아 평균 주가를 고려할 때, 매각 규모는 약 1억 달러(약 14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틸은 엔비디아 주식 외에도 테슬라의 지분을 27만2613주에서 6만5000주로 대폭 줄이는 한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을 각각 7만9181주 및 4만9000주 매수했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변화는 기술주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최근엔 AI 기술 개발을 위한 막대한 자본 지출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높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투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달 시가총액이 5조 달러에 도달하며 전 세계에서 최초로 5조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기록되었지만, 월가에서는 'AI 투자가 이미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특히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지난달 58억3000만 달러(약 8조5160억원) 규모의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한 사례와 같은 경과를 보였다. 유명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도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을 공개하며 시장 우려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이번 피터 틸의 엔비디아 주식 매각은 단순한 포트폴리오 조정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중대한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계속될 경우 기술주에 대한 과도한 평가와 함께 AI 관련 산업의 불확실성을 깊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은 앞으로의 시장 움직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