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한 성공회 학교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노래를 금지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 학교는 기독교 정신에 어긋나는 이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는 의견에 따라 학교 행사의 음악으로 부르지 않도록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잉글랜드 남부 도싯(Dorset) 지역의 특정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BBC가 보도했다.

'케데헌'은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만든 걸그룹 헌트릭스와 보이밴드 사자보이즈의 대결을 다룬 애니메이션으로, 여러 인기 곡들을 수록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일부 기독교인들이 '악귀'라는 언급을 불편하게 느끼고 있음을 언급하며, 자녀가 해당 노래를 학교에서 부르지 않도록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러한 결정에 대해 무신론자인 한 학부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웃긴 일"이라며, 자신의 딸과 그녀의 친구들이 K팝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는 자신감을 높이기 위한 무해한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학교 측의 결정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논란이 커지자 학부모들에게 보낸 추가 공지에서 "케데헌의 노래들이 팀워크, 용기, 친절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입장을 일부 수정했다. 그들은 집에서 자녀들이 어떤 콘텐츠를 접할지에 대한 부모의 권리를 존중하지만, 학교 공동체 내에서 다양한 믿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아이들이 서로 다른 시각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소셜 미디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케데헌'의 노래가 왕실에서 사용된 일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영국의 유명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최근 칭찬받은 기사 작위를 수여받을 때, 왕실 악단이 '케데헌'의 주제곡인 '골든'을 연주한 사실이 그 예다.

한편, '케데헌'은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BAFTA)에서 후보 자격이 미달이라는 이유로 선정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도 겪고 있다. BAFTA는 극장에서 최소 7일간 10회 이상 상영된 영화에만 후보 자격을 부여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상영 제한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영국의 한 학교에서 벌어진 이번 일은 교육, 문화, 그리고 사회적 신념이 충돌하는 복잡한 사안을 드러내고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은 세대 간의 가치관 차이에 대한 논의를 더욱 깊게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