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은 10월 들어 4.24% 올라 3.1% 내린 코스피를 앞섰지만, 이 강세는 이익이 아니라 반도체 소부장 몇 종목에 몰린 수급이 만든 것이다. 같은 해 1월 1,000선을 넘었다가 7월 말 600대까지 밀린 전례가 있어, 이번 두 번째 천스닥 도전도 이익이 따라오기 전까지는 버티기 어렵다고 본다.
코스닥 천스닥 도전, 이익이 아니라 반도체 소부장 몇 종목의 수급이 끌어올렸다

뉴스 핵심
- 10월 코스닥 강세는 반도체 소부장 몇 종목에 몰린 수급이 만든 것으로, 증권사 연구원들은 이익 개선이 없다고 본다.
- 코스닥은 올해 1월 1,000선을 넘었다가 7월 말 600대까지 밀렸다. 10월은 같은 해 두 번째 천스닥 도전이다.
- 코스닥 거래대금 중 개인 비중은 2026년 65.6%로 줄고 외국인·기관 비중이 커졌다.
코스닥 천스닥 도전은 왜 올해 두 번째인가
코스닥이 1,000선을 넘은 것은 먼 옛날 일이 아니다. 2026년 1월 26일 코스닥은 4년 만에 1,000선을 되찾았고, 5월 4일에는 1,200선까지 뚫었다.
그 뒤가 가팔랐다. 5월 말 급락이 시작돼 6월에 1,000선을 내줬고 7월 말에는 600대까지 내려앉았다. 다섯 달 만에 꼭대기에서 바닥까지 간 셈이다.
그러니 10월 6일 약 3개월 만에 종가 900대를 되찾은 장면은 처음 오르는 산이 아니다. 올해 이미 한 번 올랐다 굴러떨어진 산을 다시 오르는 중이다.
이 기억이 이번 반등을 보는 기준이 된다.

코스닥은 오르고 코스피는 빠진 10월, 숫자로 보면
10월 코스닥은 4.24% 올랐고 코스피는 3.1% 내렸다. 8월과 9월에도 코스닥은 15.91%, 2.59% 오른 반면 코스피는 3.4%, 0.26%에 머물렀다.
돈이 어디로 가는지는 거래대금이 더 정직하게 말한다. 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8월 5조9천868억원, 9월 7조697억원, 10월 8조6천943억원으로 달마다 불었다.
코스피는 반대였다. 25조8천460억원에서 21조3천604억원, 다시 19조8천355억원으로 줄었다.
10월 8일 삼성전자(005930)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경계감이 퍼지자 코스닥도 900선을 다시 내줬다. 그래도 코스피보다는 덜 빠졌다.

무엇이 코스닥을 끌어올렸나, 반도체 소부장 4종목
지수를 밀어 올린 것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종목이다. 8월부터 10월 8일까지 주성엔지니어링(036930)은 114.86% 올랐다.
SFA반도체(036540)는 137.78%, 피SK홀딩스(031980)는 114.21%, HPSP(403870)는 86.71% 뛰었다. 두 달 남짓에 주가가 두 배가 된 종목이 셋이다.
내 돈으로 바꿔 보면 감이 온다. 8월 초 주성엔지니어링에 1,000만원을 넣은 사람은 10월 8일 기준 약 2,149만원을 들고 있다. 세금과 수수료를 빼기 전 값이다.
문제는 이 돈을 누가 벌었느냐다. 급등 전에 들어간 사람과 지금 따라 들어가는 사람은 같은 종목을 사도 전혀 다른 위험을 진다.

소부장 랠리는 이익일까 수급일까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도 비어있고 개인도 관망하고 있어 (대형주와 같은) 무거운 종목들보다는 가벼운 종목들 위주로 투자하는 게 최근 전반적인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는 이익이나 투자심리가 바뀌고 있는 것이 없다"며 이 흐름이 오래가기 어렵다고 봤다.
상반기 대형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됐던 종목에 늦게 돈이 몰렸다는 설명이다. 루머도, 대형 공시도 아닌 수급이 이번 급등의 이름이다.
흔드는 사실도 있다. 주성엔지니어링 수주잔고는 2025년 말 885억원에서 2026년 상반기 말 2,144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일감은 실제로 쌓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본다. 수주가 이익으로 찍히기 전에 주가가 먼저 달렸고, 지금 지수는 그 시차 위에 서 있다.
코스닥은 아직 개미시장인가
10월 장세를 설명하는 말은 대개 개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저가 매수 여력이 있는 개인이 부각돼 4분기 내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조금 나을 수 있다고 봤다.
연간 숫자는 다른 그림을 그린다. 코스닥 거래대금 중 개인 비중은 2024년 79.31%, 2025년 73.8%, 2026년 65.6%로 줄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4.92%에서 24.3%로, 기관은 4.61%에서 8.8%로 늘었다.
'코스닥은 개미 놀이터'라는 통념이 올해 가장 크게 흔들렸다.
이게 왜 중요한가. 외국인과 기관이 커진 시장에서는 이들이 빠질 때 낙폭도 커진다. 5월 말 급락 때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5월 27일)와 대형 반도체주 쏠림이 원인으로 꼽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높은 금리 아래 천스닥 탈환은 어디서 갈리나
허재환 연구원은 "금리가 워낙 높은 상황이다 보니 중소형주에는 좀 부담이 되는 듯하다"고 했다. 소부장의 온기가 다른 업종으로 번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같은 이유다.
지수 1,000은 몇 종목의 힘으로 닿는 숫자가 아니다. 업종이 넓어지지 않으면 소부장이 쉬는 날 지수도 쉰다.
같은 급등이 또 오면 볼 곳은 셋이다. 그 종목의 분기 실적 공시에서 수주잔고가 매출로 바뀌었는지, 거래대금이 몇 종목에만 몰리는지, 외국인·기관 매매가 어느 쪽으로 도는지다.
올해 코스닥은 이미 한 번 답을 보여 줬다. 수급으로 넘은 1,000선은 수급이 떠나면 지켜지지 않는다. 이번 도전의 성패는 지수판이 아니라 소부장 회사들의 손익계산서에서 먼저 갈린다.
이 글은 코스닥과 반도체 소부장 종목의 흐름을 해석한 것이며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두 달 새 두 배 오른 종목은 수급이 빠지면 같은 속도로 내릴 수 있고, 수주가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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