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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스텝은 광고 만들던 기술을 자동차 화면과 제작 도구로 넓혔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
자이언트스텝은 광고 만들던 기술을 자동차 화면과 제작 도구로 넓혔다

자동차 광고에서는 차체 위로 조명이 미끄러진다. 구매 화면에서는 손가락으로 색깔을 바꾸고 차를 돌려 본다. 같은 자동차인데 만드는 일은 갈라져 있었다. 상한가 종목 목록에서 다시 만난 자이언트스텝(289220)을 이해하려면, 가상 인간의 얼굴보다 이 자동차부터 보는 편이 빠르다.

이 회사의 진짜 사업 과제는 멋진 장면을 한 번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한 번 해결한 제작 문제를 다음 주문에서도 쓸 수 있게 남기는 일이다. 광고용 자동차를 다른 화면으로 옮기는 연구에서 시작해, 제작자의 작업 방법을 동료에게 넘기는 도구까지 왔다. 나는 이 재사용의 범위가 넓어지는 과정을 자이언트스텝의 중심 이야기로 본다.

광고 한 편을 납품하는 회사의 출발점

자이언트스텝은 2008년 설립됐다. 광고의 시각효과와 모션그래픽에서 출발해 인터랙티브 콘텐츠와 가상현실로 일을 넓혔다. 실제로 찍기 어려운 장면을 만들고, 촬영한 영상에 컴퓨터로 만든 사물을 합친다. 고객이 원하는 화면을 정하고 회사가 제작하는 주문형 사업이 바탕이다.

돈의 출발점은 관객의 감탄이 아니라 발주자의 제작 예산이다. 광고주와 대행사는 광고 화면을, 영화·드라마 제작사는 작품에 필요한 장면을 산다. 실시간 콘텐츠의 영업 상대에는 플랫폼·게임·엔터테인먼트 회사가 들어간다. 사람들이 가상 세계에 오래 머문다고 자동으로 이용료가 쌓이는 사업과는 수입의 경로가 다르다.

2025년 연결 매출에서 콘텐츠 제작은 79.6%였다. 여기에는 광고·영상 시각효과뿐 아니라 실시간 콘텐츠와 전시·공간 사업도 함께 들어 있다. 이 숫자를 가상 인간이나 실시간 기술 하나의 매출로 바꾸면 회사를 잘못 그린다. 장비 판매와 영상 기획·촬영도 있는 그룹이지만, 가장 큰 묶음은 여전히 콘텐츠를 만들어 주는 일이다.

여기서 회사의 선택을 읽을 출발점이 생긴다. 주문마다 결과물을 완성하는 능력과, 앞선 주문에서 얻은 방법을 축적하는 능력은 다르다. 전자는 이번 납품을 끝낸다. 후자는 다음 제작을 어디서 시작할지 바꾼다.

자동차 한 대를 광고와 조작 화면에 함께 쓴다

2022년 공개된 연구 프로젝트 Automotive II는 이 차이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 당시 자동차 콘텐츠는 용도에 따라 작업 과정이 나뉘어 있었다. 높은 화질의 광고는 촬영과 오프라인 영상 계산을, 사용자가 차를 돌려 보는 화면이나 가상현실은 즉시 반응하는 엔진을 썼다. 자이언트스텝은 양쪽을 하나의 제작 과정으로 묶는 실험을 했다.

광고 속 차가 그럴듯하려면 페인트와 유리가 빛에 제대로 반응해야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도 헤드램프 안쪽의 반사와 차체 도장의 표현을 조정했다. 움직일 수 있는 화면이라고 화질을 포기하지 않고, 광고용으로 다듬은 고품질 자동차 데이터를 여러 디지털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 시험한 것이다.

내가 주목하는 것은 자동차 영상의 화려함보다 같은 차를 다시 만드는 일을 줄이려는 설계다. 제작사는 완성된 영상만 납품할 수도 있다. 자동차의 형태와 재질을 담은 제작 자산을 다른 화면에서도 쓸 수 있게 만들면 고객이 그 작업에 지불하는 이유가 넓어진다. 이 사례는 연구 결과다. 특정 완성차 회사가 이 방식으로 얼마를 절약했다는 납품 실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

자이언트스텝 — 나뉜 제작을 한 과정으로 도판

가상 인간 뒤에는 제작자 5명이 있었다

가상 인간 빈센트의 제작 과정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GX Lab은 외부 기업과 공동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한 뒤 내부 개발을 택했다. 팀은 아티스트 5명으로 꾸렸다. 출발부터 거대한 자체 엔진을 새로 만든 이야기가 아니다. 공개된 엔진 학습 자료와 소스 코드, Meet Mike 샘플을 분석하고 피부와 머리카락 표현, 제작 프로그램에 붙일 도구를 다듬었다.

완성 화면에는 사람 한 명이 서 있지만, 회사 안에 남는 것은 그 얼굴만이 아니다. 표정과 외모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어떤 자료를 활용하고 어떤 도구를 보완해야 하는지 경험이 남는다. 가상 인간을 유명하게 만드는 일과, 다음 가상 인간을 제작할 능력을 얻는 일은 다른 자산이다. 빈센트 사례에서 더 오래 볼 것은 후자다.

2021년에는 에스파 아바타와 Beyond LIVE 공연, 비대면 라이브 쇼에 실시간 기술을 적용한 협업 사례가 소개됐다. 얼굴을 만들던 기술이 공연 화면과 연결됐다. 고객 입장에서는 인물 하나의 외형뿐 아니라 방송과 무대에서 움직일 결과물이 필요하다. 제작사의 접점도 캐릭터 디자인에서 실제 콘텐츠 제작으로 늘어난다.

외부 엔진을 쓴다는 사실은 이 이야기의 급소다. 엔진 자체의 소유권으로 설명하면 자이언트스텝의 몫을 과장한다. 이 회사가 쌓는 것은 그 엔진으로 발주자가 요구한 장면을 완성하는 제작 능력이다. 빈센트의 작은 팀이 한 선택은 그 차이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자이언트스텝 — 5명이 만든 얼굴, 남는 제작 도구 도판

이제는 완성 영상과 함께 작업 방법도 옮긴다

2026년 공개한 TabTo에서는 재사용의 대상이 더 안쪽으로 들어간다. 자동차 파일이나 사람 얼굴을 넘어 제작자의 작업 방법을 다룬다. 여러 생성형 AI 모델로 영상 소스와 3D 자산을 만들고 관리하는 웹 작업 공간이다. 내부 제작자의 필요에서 출발했고, 숙련자가 정리한 작업 절차와 데이터 가이드를 다른 제작자도 활용하도록 설계했다. 모델 사용 비용도 함께 관리한다.

영상 제작에서 도구가 많아지는 것과 팀이 같은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별개다. 누군가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어도 그 과정이 개인에게만 남으면 동료가 처음부터 다시 시도해야 한다. TabTo가 겨냥하는 문제는 그 간격이다. 이 회사가 작업 경험을 조직 안에 남기려 한다는 판단은, AI라는 이름보다 이 설계에서 나온다.

10월 7일 디스트릭트코리아와 맺은 업무협약에는 공간 콘텐츠의 공동 기획·제작과 기술 지원, TabTo 제공이 들어갔다. 아르떼뮤지엄을 운영해 온 공간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 기술을 연결하는 협력이다. 계약금이나 확정 매출로 계산할 단계가 아니라, 내부에서 쓰던 제작 방법을 협력 현장으로 옮기겠다는 선택으로 보아야 정확하다.

광고 화면, 가상 인간, 전시 공간은 겉으로 서로 멀다. 그 사이를 잇는 것은 같은 그림을 복사하는 능력이 아니다. 앞선 작업에서 해결한 문제를 다음 제작의 출발점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자이언트스텝이 한 편의 영상 뒤에 무엇을 남기는지 보아야 회사가 보인다.

자이언트스텝 — 내부 작업 방법을 협력 현장으로 도판

자동차 광고는 재생이 끝나면 멈춘다. 제작사의 다음 주문은 그 화면 밖에 남겨 둔 것에서 시작된다.

자료 기준: 2025년 사업보고서 및 2026년 10월 7일까지의 공개 자료. 연구·업무협약과 상용 매출은 구분했다. 사업 구조에 대한 필자의 해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니다.

근거: 2025 사업보고서 · 자동차 제작 연구 · 빈센트 제작 사례 · 2021년 협업 사례 · TabTo 공개 · 공간 사업 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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