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코리아는 이마트 매출의 11%, 영업이익은 이마트 전체의 절반이 넘는 크기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톨 한 잔 값은 2025년 1월 24일 200원이 올라 4,700원이 됐다. 이 컵을 들고 나오면서 미국 회사 커피를 샀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 간판도, 컵에 찍힌 로고도, 메뉴 이름도 미국 스타벅스와 같으니 그럴 만하다.
올봄 스타벅스코리아를 운영하는 SCK컴퍼니의 2025년 실적이 나왔다. 매출 3조2,380억원, 영업이익 1,730억원이다. 기사는 대개 이 두 숫자에서 멈춘다. 그런데 이 숫자를 최대주주 이마트(139480)의 장부 옆에 놓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간판은 미국 것, 회사의 주인은 이마트와 싱가포르
이 회사는 오랫동안 이마트와 미국 스타벅스가 반씩 나눠 가진 합작사였다. 2021년 이마트가 미국 본사 지분 17.5%를 더 사들이면서 67.5%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투자청(GIC) 계열 투자회사 APFIN Investment가 가져갔고, 회사 이름도 스타벅스커피코리아에서 SCK컴퍼니로 바뀌었다.
그 뒤로 미국 스타벅스는 이 회사 주식을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다. 대신 이름과 로고를 빌려주는 쪽으로 남았다. 매장 간판과 컵의 로고는 라이선스 계약으로 쓰는 것이고, 한국 회사는 그 대가로 로열티를 낸다. 거래 직후 보도에 나온 로열티는 매출의 약 5% 수준이었고, 원두도 미국 쪽이 계속 공급한다.
그러니 4,700원짜리 컵 하나에도 주인이 셋이다. 이름값은 미국 본사로 가고, 회사가 남긴 이익은 지분대로 67.5%가 이마트 몫, 32.5%가 GIC 쪽 몫이 된다. 손님이 보는 것은 미국 브랜드지만, 매장을 굴려 남는 돈을 나누는 쪽은 한국 유통 회사와 싱가포르 국부펀드다.
이마트 매출의 11%가 만든 1,730억원
이마트의 2025년 연결 순매출은 28조9,704억원이다. 할인점 본업에 여러 자회사 매출까지 합친 숫자다. SCK컴퍼니 매출 3조2,380억원을 여기에 대면 약 11%다. 이마트라는 큰 바구니에서 열 개 중 하나 남짓이 커피 매장에서 나온다.
영업이익을 보면 그림이 바뀐다. 같은 해 이마트의 연결 영업이익은 3,225억원이었다. SCK컴퍼니 한 곳의 영업이익 1,730억원은 이 숫자의 53.6%로, 절반이 넘는 크기다. 매출로는 열에 하나인 회사가 이익의 크기로는 그룹 전체와 나란히 놓인다.
차이는 이익률에서 나온다. 이마트의 연결 영업이익률은 1.1%, SCK컴퍼니는 약 5.3%다. 이마트 전체가 100원어치를 팔아 1원 남짓 남길 때 스타벅스 매장은 5원 남짓을 남겼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률을 4,700원짜리 아메리카노 한 잔에 그대로 곱하면 약 250원이 나온다. 메뉴마다 원가가 다르니 실제 한 잔의 이익이 아니라 평균으로 잡은 크기다.
53.6%는 이마트 이익 속 스타벅스 몫이 아니다
여기서 숫자 하나를 바로 세워야 한다. 53.6%는 두 장부에 적힌 영업이익의 단순 크기 비교다. 이마트 연결 영업이익 3,225억원 가운데 스타벅스가 차지하는 비율을 잰 숫자가 아니다.
이마트 연결 영업이익 3,225억원은 SCK컴퍼니를 포함한 모든 사업의 이익과 손실을 더하고 그룹 안에서 오간 거래를 지운 합계다. 손실을 낸 사업이 있으면 그만큼 깎인 숫자다. 그래서 한 자회사의 이익을 이 합계로 나눈 비율은 그 회사가 큰 만큼이 아니라 합계가 얇은 만큼도 함께 커진다.
주주 몫도 갈린다. 이마트는 SCK컴퍼니를 연결 장부에 통째로 넣지만, 이 회사가 남긴 순이익 가운데 이마트 주주에게 귀속되는 것은 지분만큼인 67.5%다. 나머지 32.5%는 연결 장부에서 GIC 쪽 비지배지분 몫으로 따로 표시된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이익이 이마트 전체의 절반을 넘는 크기라는 말은 맞지만, 이마트 이익의 절반이 스타벅스에서 나온다는 말은 틀린다.
다시 4,700원짜리 컵으로
다음에 카운터에서 로고가 찍힌 컵을 받으면 그 컵이 지나온 길을 떠올려 볼 만하다. 로고는 미국에서 빌려 왔고, 매장을 굴리는 회사는 이마트와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나눠 가졌다.
매출 100원에 5원 남짓을 남기는 장사가 2,100곳이 넘는 매장에서 1년 동안 쌓였다. 그 돈이 28조원어치를 파는 이마트 전체의 영업이익과 나란히 설 만큼 커졌다. 손님에게 스타벅스는 커피 한 잔이지만, 이마트 장부에서는 커피값보다 훨씬 무거운 자리를 차지한다.
작성 기준: 이마트 2025년 4분기 경영실적 자료(2026년 2월), SCK컴퍼니 2025년 감사보고서 수치를 인용한 보도(2026년 4월), 2021~2022년 지분 거래 보도, 2025년 1월 음료 가격 조정 보도. 수치는 모두 2025년 연간 기준이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