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에서 디파이(DeFi) 프로토콜인 밸런서(Balancer)가 대규모 해킹 피해를 입었다. 이번 해킹으로 약 1억 2,860만 달러(약 1,286억 원)의 자산이 탈취되었으며, 이 사건이 발발한 이후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주요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시장에 결정적인 충격이 전해졌다. 특히 XRP의 기술 지표마저 하향세를 나타내며, 전체 시장의 긴장감을 더욱 높였다.

현지시간 3월 11일, 밸런서는 여러 체인의 트레저리 지갑들이 동시에 해킹당했다고 밝혔으며, 보안 분석 업체인 펙실드(PeckShield)는 이를 '멀티체인 동시 공격'으로 규정했다. 범인은 이더리움 메인넷, 아비트럼, 옵티미즘, 폴리곤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1억 달러(약 1,0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훔쳐갔다. 탈취된 자산에는 래핑된 이더리움(WETH) 6,587개(2,446만 달러·약 245억 원), osETH 6,851개(2,686만 달러·약 269억 원), wstETH 4,260개(1,927만 달러·약 193억 원)가 포함되었다.

아비트럼과 베라체인, BASE, SONIC 등 다른 블록체인에서도 약 6,000만 달러(약 600억 원) 이상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펙실드는 이 공격이 관리자 키의 노출이나 여러 체인에서 재사용된 계약서의 취약점을 이용한 정교한 방식일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이번 해킹 사건은 밸런서가 과거에도 큰 해킹 피해를 입었던 만큼, 디파이 생태계 전반의 신뢰도를 저하시켰다.

디파이라마(DeFiLlama)에 따르면, 이번 해킹으로 밸런서 생태계에서 수 시간 만에 약 4억 달러(약 4,000억 원)의 TVL(총 예치 자산)이 빠져나갔다. 2025년 들어 발생한 디파이 해킹 피해액은 이번 사건을 포함해 총 28억 달러(약 2조 8,000억 원)를 넘어섰다.

XRP의 가격은 이번 주 4.9% 하락하여 2.40달러(약 2,400원)로 마감했다. 볼린저 밴드 분석에서 XRP는 현재 일간 미드밴드(2.47달러)와 주간 미드밴드(2.81달러) 아래에 머무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2.10달러 부근이 주요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거래량이 2.9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는 한 XRP의 3달러 재돌파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에 대한 시각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엇갈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베테랑 조르디 비서(Jordi Visser)는 비트코인이 현재 'IPO 분배 국면'에 진입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였다. 그는 초기 투자자의 물량 정리와 신규 기관투자자의 유입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이 과거처럼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지 않고, 점차 제도권 자산으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10만 7,000달러(약 1억 700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기술적으로 중요한 지지선인 10만 5,000달러를 시험하고 있다. 이번 주 금요일에 발표될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와 비농업고용지표(NFP) 등의 경제 지표가 발표되기 전, 시장은 디파이 자산의 유출 속도를 주의 깊게 살펴보며 조심스러운 접근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