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암호화폐 시장에서 중앙화 거래소(CEX) 상장은 과거의 영광이 아닌, 오히려 위기의 전조로 여겨지고 있다. 2021년과 같은 암호화폐 가격 급등 시기에는 거래소 상장이 프로젝트의 성공을 의미했지만, 2025년에 들어서면서 이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토큰포스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상장 후 주요 거래소의 수익률(ROI)은 참담한 수준이다. 특히,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조차 상장 후 수익률 중앙값이 0.15배에서 0.25배에 불과해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기고 있다.

거래소 상장을 위해 프로젝트 재단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상당히 비쌀 뿐만 아니라, 상장 후 나오게 되는 물량 역시 대규모 매도 폭탄으로 이어진다. 대개 전체 발행량의 5%에서 12%에 이르는 물량이 상장 초기 마케팅을 이유로 쏟아져 나오고, 이는 새로운 투자를 유도하기보다는 기존 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결과로 이어진다. 특히 초기 투자자와 내부자들에게는 상장이 프로젝트의 실현과는 거리가 먼, 오히려 개미 투자자들에게 물량을 넘기는 '설거지'의 시점으로 여겨진다.

그럼에도 한국의 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여전히 업비트와 빗썸과 같은 거래소 상장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기술 개발 대신 상장에만 전념하는 모습은 한국 암호화폐 시장의 슬픈 자화상을 드러내고 있다. 반면, 최근에 승리한 일부 프로젝트들은 CEX 상장이라는 전통적인 경로를 거부하고, 대신 탈중앙화 거래소(DEX)에서의 실질적인 가치 증명을 통해 커뮤니티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선 상장 후 개발’이라는 K-코인의 낡은 공식을 더 이상 따라서는 안 된다는 최근의 교훈을 반영하고 있다.

우리의 규제 당국과 거래소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돌아봐야 한다. 0.27배라는 수익률로 투자자 보호를 주장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거래소가 유망 프로젝트의 인큐베이터가 아니라, 수수료와 상장비를 챙기는 '카지노 하우스'로 전락해버린 것은 아닌지를 고민해봐야 한다. 더 나아가 규제 당국도 상장 폐지 기준뿐만 아니라, 불공정한 물량 수급 구조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CEX 상장은 더 이상 프리미엄으로 운영될 수 없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장은 프로젝트를 파괴할 수 있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빌더들은 거래소의 유혹에 빠지기보다는 덱스라는 시장에서 실력을 증명하는 선택을 고려해야 한다. 시장은 더 이상 호구가 아니며, 그들의 코인이 거래소에 상장되는 순간, 그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