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상자산이 아닌 전 세계 거시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다루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더 이상 암호화폐 시장의 부산물이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서 '평행 통화 레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변화는 앞으로 정책 논의의 지형을 크게 바꿀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자금 흐름은 2022년 초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과 같은 비담보 암호화폐를 가장하여 이미 이를 초과하였으며, 2024년에는 USDT와 USDC의 국경 간 흐름이 약 1조 5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는 아프리카, 중동, 라틴아메리카 등의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투기가 아니라 가치 저장 및 송금 수단으로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량 중 약 97%가 미국 달러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통화에 비해 달러의 수요가 얼마나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미국 경제의 영향력과 결부되어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이 주요 결제 수단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해당 국가들의 통화 주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 무역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미국 GDP 비중을 넘어서고 있으며,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접근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IMF는 스테이블코인의 미래 시장 규모를 2030년까지 최대 3.7조 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이 보고서의 기본 시나리오는 약 1조 5,000억 달러로, 최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거시경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중요한 변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성장은 단순히 국경 간 결제에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자산의 토큰화 및 비효율적인 금융 시스템에서의 소매 결제 수단으로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의 급성장은 금융 시스템과의 새로운 피드백 루프를 형성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된 미국 단기 국채(T-bills)의 약 2%를 보유하고 있으며, 향후 이들이 보유한 자산이 국채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이러한 상황이 은행 예금의 유출이나 뱅크런 시 담보 자산의 판촉으로 시장 기능의 마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IMF는 글로벌 규제가 통일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위협임을 지적한다. 현재 일본, 유럽연합, 미국 및 영국은 각기 다른 규제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규제가 약한 곳을 찾아다니는 ‘규제 차익’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경 간 상호 감독의 사각지대를 만들어 시스템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결국, IMF의 이 보고서는 스테이블코인이 기술적 혹은 투기적 관점에서만 바라보아야 할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책 입안자들은 스테이블코인을 거시경제적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스테이블코인은 이제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존재로 자리잡고 있으며, 제대로 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IMF, 스테이블코인을 '평행 글로벌 통화 시스템'으로 재조명

같은 코너에서 더 읽기
레저 하드웨어 지갑 도난, 공식 리셀러의 주인이 이미 바뀌어 있었다
레저(Ledger)는 동남아 공식 리셀러 CryptoBilis에 판매·배송 중단을 지시하고 최근 90일 구매자에게 기기를 켜지 말라고 권고했다. 연구자들은 손실을 7,200만~8,600만 달러 이상으로 본다. 이 사건의 핵심은 해킹 기법이 아니라, 공식 인증 간판은 그대로인데 그 뒤의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는 공급망의 빈틈이다.
코인셰어즈 부자 코인 설문, 조사를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다
코인셰어즈 설문에서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비중은 평균 10%로 나왔다. 반면 자문가 단체 설립자 릭 에델먼은 실제로는 2~5%가 흔하다고 반박했다. 설문을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는 수요의 실측치라기보다 업계가 바라는 방향에 가깝고, 내 비중은 남의 평균이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손실 폭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민와일 비트코인 생명보험, 3,750만 달러 투자자 명단에 생명보험사가 있다
민와일(Meanwhile)은 보험료와 사망보험금을 모두 비트코인으로 정하는 버뮤다 생명보험사이고, 이번에 베인캐피털 크립토 주도로 3,750만 달러를 조달해 누적 1억8,000만 달러가 됐다. 투자자 명단에 Apollo와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벤처 자회사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 거래는 비트코인이 거래 자산에서 상속·보험 자산으로 옮겨 가는 실험에 전통 보험업 자본이 직접 걸었다는 신호다.
코인베이스 USDT 자동 전환, 10월 30일까지 안 빼면 USDC 등으로 바뀐다
ESMA가 MiCA 미준수 스테이블코인을 정리하라고 하면서 그동안 열려 있던 수탁·이체 통로까지 닫았다. 최종 시한은 2027년 1월 8일이지만 코인베이스는 USDT·PYUSD 잔액을 10월 30일까지 빼라고 했고, 남은 잔액은 USDC 등으로 자동 전환한다. 거래만 막히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가 스스로 옮기지 않으면 거래소가 대신 바꿔 버리는 구조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