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리플(XRP) 기반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미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출시되며 투자금 유입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카나리 캐피털이 출범시킨 첫 XRP 현물 ETF ‘XRPC’는 지난달 미국 증시에 상장되자마자 약 6,000만 달러(약 886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첫날의 순유입 규모는 약 2억 4,300만 달러(약 3,589억 원)로, 이는 전체 ETF 신상품 중에서도 최대 규모였다. 이후, 21셰어스, 비트와이즈, 프랭클린템플턴, 그레이스케일 등도 XRP 기반의 ETF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면서 총 다섯 개의 ETF가 시장에 등장했다.

이들 ETF는 출시 이후 모든 거래일에 걸쳐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으며, XRP ETF는 30일 동안 누적 순유입액 9억 7,450만 달러(약 1조 4,395억 원), 총 운용자산(AUM) 11억 8,000만 달러(약 1조 7,426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ETF보다 우수한 성과로, XRP에 대한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와중에 XRP 가격은 반대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XRPC의 출시 직전, XRP 가격은 2.5~2.6달러까지 급등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가 이어져 한때 1.8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는 가까스로 2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전체적으로 한 달 만에 약 20% 하락한 상황이다. 이는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있더라도 일반 거래소에서의 매도 물량과 차익 실현 심리가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XRP의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는 ETF 자금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리플은 올해 여러 국가에서 규제 승인을 받으며 주요 금융기관과 파트너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XRP의 수요 기반을 확대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자 심리와 매도 압력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결국 상품성과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더라도 시장 가격의 방향은 다양한 매수·매도 세력의 심리와 행동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ETF가 가격 상승을 확실히 보장하는 요소가 아님을 이번 사건이 다시금 입증하고 있다.

XRP 현물 ETF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보다 초기 성과는 뛰어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지만, 가격 하락이라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ETF 자금 유입만으로 시장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시장에 기대를 걸기보다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