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이코노미(Agentic Economy)’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2026년 1월호에서 토큰포스트가 이 용어를 주요 키워드로 설정한 이유는 AI가 단순한 도구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경제 활동의 일원이 되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 흐름은 금융 시스템, 특히 가장 보수적인 ‘지급결제’ 시스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제결제은행(BIS)과 캐나다 중앙은행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생성형 AI(Gen AI)가 은행의 ‘현금 관리자(Cash Manager)’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되었다. 이는 에이전트 경제가 먼 미래의 공상과학이 아니라 현재의 현실로 다가왔음을 시사한다.
BIS 연구진은 범용 생성형 AI 모델을 활용하여 도매 지급결제 시스템의 유동성 관리 권한을 부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AI 에이전트는 불확실한 자금 흐름 속에서 유동성 충격(Liquidity Shock)에 대비하고 결제 지연 비용과 유동성 보유 비용 간의 균형을 맞추는 복잡한 과제를 부여받았다. 놀랍게도, 이 AI 모델은 금융 특화 훈련 없이도 숙련된 인간 관리자와 비슷한 ‘예비적(Precautionary)’ 결정을 내리는 데 성공했다.
AI는 잠재적인 고액 결제를 대비해 현재의 소액 지출을 미루고, 자금 유입 가능성을 예측해 우선순위를 재조정하였다. 이는 AI가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 불확실한 상황에서 리스크를 평가하고 행동하는 ‘경제적 에이전트’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가 한국 금융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속도’와 ‘효율성’이다. 그동안 금융 최적화 모델의 주류였던 강화학습(RL) 방식은 최적의 전략을 찾기 위해 수많은 시뮬레이션과 긴 시간,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했다. 반면, 생성형 AI 기반의 에이전트는 ‘제로 샷(Zero-shot)’ 및 ‘퓨 샷(Few-shot)’ 학습 능력을 통해 상황을 즉각적으로 이해하고 추론할 수 있다. 이는 금융 기관이 AI 솔루션을 도입하여 운영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프로토타이핑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AI에게 전권을 부여할 수는 없다. BIS의 연구는 ‘인간 참여형(Human-in-the-loop)’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AI의 판단을 검증할 인간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예기치 않은 상황에서 AI가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하였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AI 에이전트를 사용하여 ‘다중 에이전트 지급결제 시뮬레이터(Multi-agent payment system simulator)’를 만들어 가상의 샌드박스에서 시스템적 그리드락이나 위기 상황에서의 복원력을 안전하게 테스트하고 규제 정책을 실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6년은 AI가 인간의 보조 도구에서 자율적인 대리인으로 자리매김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한국 금융 시장은 이미 AI 뱅커 도입 및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와 같은 AI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BIS의 연구 결과는 AI가 자금 관리와 같은 핵심 업무의 주체로 부상할 수 있음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따라서 국내 금융사들은 AI 솔루션 도입을 서둘러야 하며, 리스크 평가 및 규제 준수를 위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 금융의 미래는 결국 ‘누가 더 똑똑한 에이전트를 고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AI가 자율적 경제 주체로 부상하는 시대: 에이전트 이코노미의 시작

같은 코너에서 더 읽기
레저 하드웨어 지갑 도난, 공식 리셀러의 주인이 이미 바뀌어 있었다
레저(Ledger)는 동남아 공식 리셀러 CryptoBilis에 판매·배송 중단을 지시하고 최근 90일 구매자에게 기기를 켜지 말라고 권고했다. 연구자들은 손실을 7,200만~8,600만 달러 이상으로 본다. 이 사건의 핵심은 해킹 기법이 아니라, 공식 인증 간판은 그대로인데 그 뒤의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는 공급망의 빈틈이다.
코인셰어즈 부자 코인 설문, 조사를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다
코인셰어즈 설문에서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비중은 평균 10%로 나왔다. 반면 자문가 단체 설립자 릭 에델먼은 실제로는 2~5%가 흔하다고 반박했다. 설문을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는 수요의 실측치라기보다 업계가 바라는 방향에 가깝고, 내 비중은 남의 평균이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손실 폭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민와일 비트코인 생명보험, 3,750만 달러 투자자 명단에 생명보험사가 있다
민와일(Meanwhile)은 보험료와 사망보험금을 모두 비트코인으로 정하는 버뮤다 생명보험사이고, 이번에 베인캐피털 크립토 주도로 3,750만 달러를 조달해 누적 1억8,000만 달러가 됐다. 투자자 명단에 Apollo와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벤처 자회사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 거래는 비트코인이 거래 자산에서 상속·보험 자산으로 옮겨 가는 실험에 전통 보험업 자본이 직접 걸었다는 신호다.
코인베이스 USDT 자동 전환, 10월 30일까지 안 빼면 USDC 등으로 바뀐다
ESMA가 MiCA 미준수 스테이블코인을 정리하라고 하면서 그동안 열려 있던 수탁·이체 통로까지 닫았다. 최종 시한은 2027년 1월 8일이지만 코인베이스는 USDT·PYUSD 잔액을 10월 30일까지 빼라고 했고, 남은 잔액은 USDC 등으로 자동 전환한다. 거래만 막히는 것이 아니라, 보유자가 스스로 옮기지 않으면 거래소가 대신 바꿔 버리는 구조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