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ereum)의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의 현재 상황을 진단하며, 해결해야 할 세 가지 중요한 과제를 강조했다. 이는 테라-루나 사태 이후 신뢰 회복을 원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그의 날카로운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부테린은 블로그를 통해 현행의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여러 한계를 지적하며, 앞으로 금융 혁신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제시했다. 가장 먼저 지적한 것은 많은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달러(USD)에 고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페깅은 단기적으로는 사용자 편의성을 제공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부테린은 “달러 의존도를 줄여야 진정한 국가 수준의 금융 독립성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만약 향후 미국에서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발생하거나 금융 제재가 가해질 경우,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은 필연적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대안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나 다양한 자산이 포함된 바스켓을 추종하는 새로운 가치 저장 모델을 제안했다.
두 번째 과제로 부테린은 블록체인 외부 데이터의 보안 문제를 지적했다. 탈중앙화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오라클(Oracle)에 의존하는데, 이는 외부 데이터가 조작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는 “공격자가 오라클을 조작하는 데 드는 비용이 조작으로 얻는 이익보다 더 많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방안을 구현하기 위해선 사용자에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거나 시스템 복잡성을 증가시켜야 하는 딜레마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 세 번째 과제로는 투자 매력도를 꼽았다.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된 이후 투자자들은 이더리움(ETH) 보유 및 예치(스테이킹)만으로도 연 3~4%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부테린은 "스테이블코인 프로토콜이 이더리움 스테이킹 수익률을 초과하지 않으면 자금은 더 안전하고 수익성 높은 곳으로 흘러갈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이전의 테라 사태와 같은 지속 불가능한 고수익 모델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부테린의 이러한 발언은 탈중앙화 금융(DeFi)이 테라 사태 이후 성숙기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함을 시사한다. 중앙화된 주체들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지배하는 가운데, 알고리즘과 코드에 기반한 탈중앙화 화폐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적 시도를 넘어서 거시경제적 안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달러 의존 탈피해야 진정한 독립 가능"…이더리움 창시자가 제시한 3가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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