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올해 실시한 '한광 42 훈련'에서 군 병력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과 지방 정부, 주민 대응까지 모두 점검하며 군사와 민간의 통합적 방어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훈련은 중국의 공격 가능성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통신망과 공급망 관리를 포함한 포괄적인 점검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안정성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대만 국방부는 8월 5일부터 14일까지 '한광 42 훈련'을 진행하였으며, 이 훈련은 지휘소 연습, 기동 보급, 상륙 작전 대항, 심층 방어, 그리고 전 사회 방위 회복력 검증으로 구성되었다. 에이피(AP)에 따르면, 이 훈련은 대만의 연례 최대 군사훈련으로, 군의 전투 지속 능력 뿐만 아니라 행정, 물류, 통신, 민간 생산시설이 전시에 어떻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동시에 점검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훈련의 가장 큰 변화는 전체 사회를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대만 국방부는 지휘 체계를 분산하고 중앙정부와 민군 협력을 강화하며, 물류 지속성과 해상 보급선 보호에 대한 점검을 중점적으로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군이 전장에 있는 동안 지방 정부와 기업, 통신망이 원활히 기능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무기 생산시설도 이번 훈련에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대만군은 병기국 202공장과 민간 방산업체의 생산라인 이전과 대피 훈련을 실시하였으며, 전시 상황에서 후방 생산지로 장비를 이전하고 군수 생산을 이어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였다. 이는 중국의 공격으로 공급망이 손상받을 경우, 민간 공장이 군사 용도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중요한 훈련이었다.

통신망 저하 시뮬레이션은 시민들이 체감한 사항 중 하나이다. 대만 국방부 산하 전민방위동원서는 14개 지방정부에서 30분간 모바일 통신망 교란 훈련을 실시한다고 공지하였으며, AP 보도에 따르면, 타이베이를 포함한 6개 지역에서 모바일 인터넷 속도가 256Kbps로 떨어졌다. 이는 문자 중심 서비스 외에 지도나 영상통화 등 데이터 기반 업무가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훈련이 경제 기사로 주목받는 이유는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 때문이다. 대만 경제부는 대만이 7나노 이하 공정과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라고 설명하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대만이 세계 최첨단 반도체의 90% 이상을 생산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는 전력, 용수, 통신, 물류, 항만, 도로망이 동시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들 중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지난 7월 TSMC의 매출 증가를 AI 반도체 수요 지표로 다룬 바와 같이 대만의 반도체 기업들은 이러한 공급망 리스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대만 정부는 이번 훈련을 통해 통신망과 산업시설을 목표로 하는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며 공급망 취약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기회를 가졌다.

현장 반응은 다양했다. AP에 따르면, 일부 시민들은 훈련을 실제 상황처럼 받아들였지만, 큰 불편함은 없었다고 한다. 온라인 포럼에서는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와 전시 대비 차원에서 필요한 훈련이라는 의견이 혼재하였으며, 업계에서는 이번 훈련이 단기적인 가격 변동보다는 공급망 리스크 점검에 더욱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라고 분석하였다.

마지막으로 대만은 14일 '한광 42 훈련'을 마무리하였으며, 훈련에서 확인된 통신, 생산, 보급 체계의 대응 결과는 향후 방위 계획에 반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