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55세 이상의 고령층이 예정보다 이르게 은퇴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S&P500 지수가 지난 2년간 35% 이상 상승하면서 고령층의 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경제 분석 기관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큐리티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증시의 급등으로 인해 고령층이 노동 시장에서 이탈하는 경향이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현상은 '자산 효과(wealth effect)'로 설명할 수 있으며, 자산이 증가하면 소비와 은퇴 결정이 변화하게 된다.

올해 7월 기준, 미국의 55세 이상 경제활동참가율은 36.9%로,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의 40.3%에서 크게 하락하였다. 이는 팬데믹 충격 이후 회복하지 못한 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반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S&P500 지수는 2020년 이후 2배 이상 오르는 성과를 보였다. BofA의 이코노미스트인 아디티야 바브는 "이 정도 자산 증가라면 '이제 일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개인 은퇴 계좌인 '401(k)'의 평균 잔액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2분기 401(k) 평균 잔액은 12만4250달러(약 1억7612만원)로, 지난해 대비 15% 증가하였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분의 2가 '계획대로 저축하고 있다'고 답해, 이는 지난해에 비해 6%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이러한 자산 증가는 조기 은퇴를 결심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물론, 증시 이외의 다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RSM US'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조 브루수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지난 20년 간 2700만 명 증가했으며, 이민 규제 강화와 일자리 공고 감소의 영향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에 따르면, 현재 미국 노동 시장에서 역사적인 이탈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내 인구 구조 변화도 중요한 요소다.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은 2005년 12%에서 지난해 18%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가장 많이 65세에 도달하는 '피크 65(Peak 65)' 시점에 해당한다. BofA 인스티튜트는 고령층의 카드 지출 증가율이 전체 가구를 웃돌고 있으며, 이러한 지출이 당분간 소비 시장을 지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자산이 감소하는 상황에는 우려가 따른다. 연구에서 조기 은퇴자가 늦게 은퇴한 이들보다 예금과 지출 규모가 뚜렷하게 작았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재무설계사 스프릭은 고령 고객들이 자산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하에 모든 계획을 세우지는 않으며, 이 흐름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결국, 미국 고령층의 조기 은퇴 현상은 다양한 경제적 요인과 사회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들의 은퇴 결정이 앞으로의 소비 패턴과 노동 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