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15% 안팎까지 오른 것은 연준 금리 때문만이 아니다. 재정적자와 AI 빅테크의 회사채 발행, 유가가 장기금리를 함께 밀고 있다. 그런데 RSM 모델은 10년물이 5.5%까지 올라 성장과 고용을 깎아도 근원물가는 2.4%에 머문다고 본다. 긴축의 비용은 치르는데 효과는 안 나오는 구조이고, 워시 의장은 시장을 진정시킬 포워드 가이던스를 스스로 내려놓았다.
미국 국채금리 5.15%, 연준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 연준 밖의 세 가지 요인
- 장기금리를 미는 힘은 재정적자, 빅테크 회사채 발행, 유가 등 연준 바깥에 있다.
- RSM 모델상 10년물 5.5%에서도 근원물가는 2.4%에 머물러 긴축 비용만 커질 수 있다.
- 워시 연준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버려 인상·동결 어느 쪽이든 시장 반응이 커질 수 있다.
미국 국채금리는 왜 연준 인상보다 더 빨리 오르나
장기금리를 밀어 올리는 손은 연준 바깥에 있다. 9월 24일 10년물 금리가 5.15% 안팎까지 올라선 날, 시장이 가격에 넣은 재료는 셋이었다. 2%를 한참 웃도는 물가, 다시 오른 에너지 가격, 그리고 빅테크의 자금 조달 경쟁이다.
30년물은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같은 날 유가는 배럴당 108달러까지 치솟았다.
정부 쪽 사정도 가볍지 않다. 미국 국가부채는 40조 달러를 넘었고, FY2026 재정적자는 GDP 대비 6.5%로 50년 평균 3.8%의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장기채를 들고 있는 대가로 투자자가 요구하는 기간프리미엄은 0.8%까지 올라왔다.
연준의 금리 정책 외에도 세 가지 요인이 장기금리를 올리고 있다.

AI 빅테크의 회사채 4,000억 달러는 국채와 어떻게 부딪히나
하이퍼스케일러로 불리는 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은 2024년 440억 달러에서 2025년 1,600억 달러로 뛰었다. 2026년은 약 4,000억 달러 페이스다.
이제 기술 기업 투자등급 채권은 블룸버그 미국 회사채 지수의 10% 넘게를 차지한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돈이 주식시장이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나오고 있다.
장기 자금을 빌리려는 쪽이 둘로 늘었다. 적자를 메우는 미국 정부와, 서버를 사들이는 빅테크다. 같은 연기금·보험사 돈을 두고 경쟁하면 빌려주는 쪽은 더 높은 금리를 부른다.
불과 얼마 전까지 AI 붐은 1~2년 가다 결국 물가를 끌어내릴 이야기로 통했다. 연준 인사들은 이제 그 서사를 거둬들이고 더 오래가는 물가 위험을 본다.

10년물 5.5%에도 근원물가 2.4%, 긴축이 헛도는 시나리오
이 글의 핵심은 RSM이 돌린 시나리오 하나다. 10년물이 5.5%까지 오르면 성장률은 1.5%로, 실업률은 4.7%로 나빠진다. 그런데 근원물가는 2.4%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보통 장기금리 급등은 연준의 긴축을 대신해 주는 효과로 읽힌다. 대출이 비싸지면 소비와 투자가 식고 물가도 따라 내려온다는 계산이다.
이 모델은 그 연결이 끊겼다고 본다.
물가를 미는 힘이 에너지 가격과 오래가는 AI 설비투자라면, 금리로 가계와 중소기업을 누른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비용은 고용이 치르고, 목표 2%는 여전히 멀다.
RSM 수석이코노미스트 조지프 브루수엘라스는 9월 회의 직후 세 번 인상을 예상했지만 이 모델링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연준이 필요한 긴축을 과소평가하고 있고, 두세 번이 아니라 대여섯 번을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시 의장은 왜 시장을 달랠 말을 내려놓았나
케빈 워시 의장은 취임 후 첫 회의인 6월 FOMC에서 성명서를 전임자의 절반 이하로 줄이고 포워드 가이던스를 뺐다. 자신의 점도표도 내지 않았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준이 금리 방향을 미리 알려 시장을 이끌던 도구다. 워시는 반대로 시장이 정책을 안내하게 두겠다는 쪽이다.
UBS 이코노미스트 조너선 핑글은 역대 어느 의장도 워시만큼 금융시장 신호를 통화정책 판단에 강하게 넣은 적이 없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지금 그 시장의 신호가 연준 밖 요인에 휘둘린다는 데 있다. 시장은 연준의 정책을 살피고, 연준은 시장의 신호를 살핀다.

10월 추가 인상, 해도 안 해도 금리가 튀는 이유
연준은 9월 16일 25bp를 올렸다. 12대 0 만장일치였고 2023년 이후 첫 인상이었다. 위원 19명 중 16명이 연내 추가 인상을 내다봤다.
시장은 한발 더 나가 10월 추가 인상 확률을 높였고, 올해 말이나 2027년 초 세 번째 인상까지 반영하고 있다. 6월만 해도 연준은 올해 한 번 올리고 끝낸 뒤 인하로 돌아설 수 있다고 봤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슈나 구하는 연속 인상을 설명 없이 하면 매파 신호로 읽혀 금리 곡선이 예측 못 할 만큼 다시 움직이고, 시장이 기대한 인상을 건너뛰면 반대 방향으로 크게 흔들린다고 봤다.
말로 완충할 장치가 없으니 결정 하나하나가 그대로 충격이 된다.
월가 반론은 무엇을 말하나
모두가 대여섯 번 인상을 보지는 않는다. 씨티그룹의 앤드루 홀렌호스트는 금리 상승이 연준의 물가 방임 우려가 아니라, 연준이 정책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실질금리에 반영된 결과라고 풀었다.
일부 전략가는 채권시장이 성장 기대를 과하게 담고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변동에 지나치게 민감하다고 본다.
연준 안에서도 속도 조절론이 나온다. 뉴욕 연은 존 윌리엄스 총재는 연내 한 번 더 인상을 합리적이라 하면서도 미리 정해 둔 경로에 올라타기 전에 데이터를 보자고 했다. 필라델피아 연은 애나 폴슨 총재는 추가 긴축을 온건한 수준으로 그렸다.
미국 국채금리 5%대, 누가 비용을 치르나
비용은 먼저 빌리는 사람에게 간다. 9월 24일 미국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7.37%로 2024년 5월 이후 가장 높았다.
만기가 돌아와 다시 빌려야 하는 기업과 먼 미래 이익으로 가치를 평가받는 성장주도 높은 금리의 영향을 받는다. AI 빅테크는 회사채를 발행하며 투자 경쟁에 따른 자금 조달 비용을 스스로 키우고 있다.
워시는 5월 취임 전 금리 인하를 주장했지만, 지금은 FOMC에서 매파 연합을 꾸린 의장으로 보인다. 그를 움직인 것은 채권시장이다.
우리가 보는 이번 금리 급등의 진짜 의미는 이것이다. 연준이 물가를 잡으려고 시장에 운전대를 넘겼는데, 그 시장을 움직이는 엔진은 재정과 AI 채권과 유가라서 연준 금리로는 다 멈출 수 없다. 5%대 국채금리는 연준의 결단이 아니라 연준의 한계를 보여 주는 숫자다.
이 글은 미국 국채금리와 연준 정책의 구조를 설명한 것이며 특정 채권·ETF·주식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금리 경로와 RSM 같은 모델 전망은 빗나갈 수 있고, 원화로 미국 자산을 사면 환율 변동 위험도 따릅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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