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측근의 이해충돌이 확인되면 즉시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이 닿는 사람은 외부 컨설턴트인 블레어와 라시비타 두 명뿐이다. 카드빚 대납을 요구한 길포일은 대사이고, 중동 국부펀드 돈을 굴리는 쿠슈너는 협상 특사여서 계약 해지라는 수단이 애초에 맞지 않는다. 의혹들을 하나로 묶는 연결선은 미국의 제재 해제 직후 외국 정부의 돈이 트럼프 선거 핵심 인사에게 흘러간 시점이다.
트럼프 측근 의혹, 보스니아 제재 해제 직후 400만 달러가 흘러갔다

뉴스 핵심
- 트럼프의 계약 해지 약속은 외부 컨설턴트인 블레어·라시비타에게만 적용되고, 대사·특사·가족 의혹에는 닿지 않는다.
- 스릅스카 정부는 미국이 도디크 제재를 푼 2025년 10월 무렵부터 트럼프 측 인사에게 돈을 보냈고, FARA 신고 기준 400만 달러를 넘는다.
- 쿠슈너의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운용자산 62억 달러 중 99%가 외국 자금이다.
트럼프의 계약 해지 약속은 누구에게 닿나
계약 해지라는 칼은 계약서가 있는 사람에게만 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7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약속도 그 범위를 넘지 않는다.
그는 "그들은 외부 컨설턴트이고 그 외에는 나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썼다. 이해충돌이 있다면 즉시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말이 뒤를 이었다. 대상은 마가 Inc.를 이끄는 제임스 블레어와 크리스 라시비타다.
평소 측근을 감싸던 모습과 비교하면 이례적으로 강한 반응이다.
문제는 나머지 의혹의 주인공들이다. 길포일은 상원 인준을 거친 대사이고, 쿠슈너는 행정부를 대표해 분쟁 협상을 맡고 있다. 장남은 가족이다. 이 세 사람에게 계약 해지는 맞는 도구가 아니다. 가장 끊기 쉬운 고리에만 칼을 댄 약속으로 볼 수 있다.

길포일 카드빚 10만 달러, 인준 청문회 앞두고 후원자를 찾았다
2025년 7월, 대사 인준 청문회를 앞둔 킴벌리 길포일은 트럼프 후원자에게 연락했다. 신용카드 대금을 낼 10만 달러(1억3천만원)를 보내 달라는 요청이었다.
대가로 내건 것은 충성이었다. 대납해 주면 트럼프 진영에서 죽을 때까지 함께하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해진다. 트럼프 일가와의 오랜 관계를 후원자의 이익으로 바꿔 주겠다는 제안에 가깝다.
길포일은 트럼프 주니어의 옛 약혼자다. 지명 때부터 자격 논란이 따라다녔다.
부임 뒤에는 특정 그리스 회사의 로비스트를 발칸반도 각국 정부와의 회담에 동석시켜 특혜를 준다는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길포일 대사는 미국을 대표할 자격이 없으며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스릅스카 공화국의 400만 달러는 어떻게 흘렀나
블레어와 라시비타가 받은 돈은 개인 간 거래가 아니었다.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자치지역인 스릅스카 공화국 정부가 워싱턴 로비 회사를 거쳐 지급했다.
미국 법무부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신고를 보면, 스릅스카 정부가 2025년 초 이후 트럼프와 가까운 로비스트·참모들에게 보낸 돈은 400만 달러를 넘는다. 블레어와 라시비타는 각각 수십만 달러를 받았다.
두 사람은 최근 함께 스릅스카를 직접 방문했고, 친러시아 정당에 자문했다는 의혹을 처음 폭로한 것은 뉴욕타임스였다.
신고 서류에 남은 돈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불법 여부와 별개로, 외국 정부가 트럼프 선거를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공식 경로로 돈을 냈다는 사실은 이미 기록돼 있다.

도디크 제재 해제 직후 돈이 움직였다, 무엇이 맞물렸나
스릅스카를 20년 넘게 이끈 밀로라드 도디크는 보스니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미국 제재 명단에 있었다. 2025년 2월에는 국제 중재자 결정을 따르지 않아 1년 징역형과 공직 금지 처분까지 받았다.
그런데 미국은 2025년 10월 그 제재를 풀었다. 바로 그 무렵부터 스릅스카 정부의 돈이 트럼프 측 인사들에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시점은 하나 더 겹친다.
2026년 10월 6일 보스니아 총선에서 도디크의 정당은 지역선거 55% 이상을 얻었다. 미국의 제재 정책, 외국 정당의 선거, 트럼프의 중간선거 모금이 같은 몇 사람의 손을 지나 한 줄로 이어져 있다. 블레어는 마가 Inc. 대표이고 라시비타는 트럼프의 선임 고문이다.
쿠슈너 펀드 62억 달러 중 99%가 외국 자금이면 무엇이 문제인가
재러드 쿠슈너는 이란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협상에서 미국을 대표한다. 동시에 그가 세운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운용자산 62억 달러를 굴린다.
그 돈의 99%가 사우디·카타르·UAE 등 외국 자금이다. 사우디 국부펀드 한 곳에서만 2022년 4월 20억 달러가 들어왔다.
협상 상대국의 돈을 받는 사람이 그 나라와 협상하는 구조다.
중동에서 일했던 한 전직 미국 관료는 "좋아요. 휴전 얘기는 충분히 했죠. 이제 우리가 짓고 싶은 호텔 얘기를 해봅시다"라는 식이라고 묘사했다. 하원 법사위 민주당은 2026년 4월 16일 쿠슈너와 어피니티에 이해충돌을 따지는 서한을 보냈다.
트럼프 주니어 결혼식 17만 달러, 상환 증거는 말뿐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2026년 5월 바하마에서 결혼식을 열었다. 섬 임차와 불꽃놀이 같은 후속 행사 비용 약 17만 달러를 우마르 크렘레프가 냈다.
크렘레프는 국제복싱협회 회장이자 최근 푸틴에게서 러시아 우정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단순한 사업가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남이 비용을 갚을 것이라고 했고, 크렘레프는 10월 6일 이스탄불 기자회견에서 돈을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영수증 같은 증빙은 공개되지 않았다. 상환을 확인해 준 사람은 돈을 낸 쪽과 받은 쪽의 아버지뿐이다.
트럼프 주니어는 2016년 대선 때도 러시아 측 인사와 트럼프타워에서 만나 특검 수사의 핵심이 됐다. 같은 연결이 선거 캠프에서 가족 행사로 자리만 옮겼다.
해지 약속이 진짜 시험받는 곳은 중간선거 모금 조직이다
트럼프가 끊겠다고 한 두 사람은 하필 중간선거 모금과 캠페인의 중심에 있다. 해지를 실행하면 선거 조직이 흔들리고, 미루면 약속이 말로만 남는다.
그래서 이 약속은 대통령이 어디까지 대가를 치를지 보여 주는 기준점이 된다. 블레어와 라시비타가 자리를 지킨다면 길포일과 쿠슈너에게는 더 말할 것도 없다.
한국 투자자에게 직접 걸린 종목은 없다. 다만 관세·제재·전쟁 협상은 모두 백악관의 추진력에 기대고, 그 추진력은 중간선거 결과에 묶여 있다. 측근 의혹이 어디까지 번지느냐가 그 정책들의 속도를 바꾸는 변수로 남는다.
이 글은 트럼프 측근 비리 의혹의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특정 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미국 정치 상황과 중간선거 결과는 예측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으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같은 코너에서 더 읽기
한투 사모신용 합작법인 3000억원, KDB생명 돈 굴릴 곳 만든다
한국투자금융그룹(한투)이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 C사의 크레디트 사업부를 분리해 만드는 합작법인 지분을 50 대 50으로 나누고, 약 3000억원을 넣는 방안을 협상하고 있다. 신설 법인의 가치는 약 6000억원이다. 이 거래는 KDB생명 인수와 짝을 이룰 때 의미가 커진다. 보험사가 모은 장기 자금을 미국 기업 대출에 직접 굴릴 창구가 생기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1위 탈환, 지분 없는 미국 본사가 이익 93%를 가져간다
스타벅스는 9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 1천210억8천만원으로 투썸플레이스(1천105억원)를 약 106억원 앞서며 5개월 만에 커피 브랜드 1위를 되찾았다. 회복을 이끈 것은 7월부터 재개한 신제품과 고객 혜택이었다. 그런데 이 결제액이 만든 이익의 대부분은 지분이 하나도 없는 미국 본사로 로열티로 빠져나가고, 사태의 비용은 지분을 가진 신세계가 떠안았다.
앤트로픽 ETF, 넣은 돈의 약 45%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으로 간다
앤트로픽 상장 후 편입을 내건 에이전틱 AI ETF는 상장 전인 지금도 앤트로픽 대주주인 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을 크게 담고 있다. 실제 편입은 HANARO는 지수위원회 심사, KODEX는 운용역 재량으로 갈리며 시점과 비중은 정해지지 않았다.
유안타증권이 꼽은 AI 수혜 ETF, 인텔은 리포트보다 다섯 달 먼저 들어와 있었다
유안타증권은 에이전틱 AI가 CPU의 역할을 키운다며 SOXX와 KODEX 미국AI반도체TOP3플러스를 수혜 ETF로 꼽았다. KODEX의 CPU 비중 34.2%는 인텔 21.9%, AMD 10.1%, ARM 2.2%를 더한 값이고, 인텔 편입은 리포트보다 다섯 달 앞선 리밸런싱에서 이미 이뤄졌다. 이 ETF를 산다는 것은 새 유행을 잡는 일이 아니라 운용사가 먼저 걸어 둔 인텔 베팅에 올라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