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전 세계 패션 시장의 판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를 선호했던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내세운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유니클로 모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지난해 연매출에서 프랑스의 명품 그룹 케링을 초과 달성했으며, 중국의 쉬인도 프랑스 유명 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SPA 브랜드들이 비약적인 성장을 거두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는 지난해 9월부터 1년간 매출이 전년 대비 9.6% 증가하여 3조4005억엔(약 31조636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16.4% 증가한 4330억엔(약 4조285억원)으로 집계되며, 매출과 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구찌, 보테가 베네타, 생로랑 등을 포함한 케링그룹의 매출(약 28조7000억원)을 초과하는 수치로, 구찌의 매출이 급감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유니클로는 일본과 해외에서 모두 실적이 증가하며 '세계적 호황의 문턱'에 서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내 유니클로의 연 매출은 10.1% 증가하여 1조260억엔을 넘어섰고, 해외 매출도 11.6% 증가하여 1조9102억엔(약 17조734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북미와 유럽, 동남아, 한국 등의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 내 유니클로 매출은 24.5% 증가했다.
한편 '중국판 유니클로'라 불리는 쉬인도 서구 시장에서 존재감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파리 중심가의 BHV 백화점에 진출한 쉬인은 전통적인 럭셔리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와의 협력도 추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패션의 본고장에 대한 모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반발은 쉬인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해석된다. 글로벌 SPA 1위 브랜드인 자라의 모회사 인디텍스도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패션 트렌드가 소비자의 지출 기준이 브랜드 충성도에서 '가성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물가 부담 속에서 소비자들은 브랜드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고 있으며, 중국 소비자들이 명품 소비를 저축함에 따라 명품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SPA 브랜드들의 급성장은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며, 향후 패션 시장의 괄목할 만한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초가성비'로 급성장하는 SPA 브랜드, 구찌를 제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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