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정보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푸틴 행보를 이유로 기밀 정보 공유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에릭 아케르봄 종합정보보안국(AIVD) 최고 책임자와 피터 레이싱크 군사정보보안국(MIVD) 국장은 네덜란드 일간지 더 폴크스크란트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공유하는 기밀 정보에 대한 신중함이 커졌다고 전했다.

그들은 미국에 전달되는 기밀 정보가 러시아의 이익에 사용되거나 인권 침해에 악용될 가능성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전에 비해 미국과의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보의 공유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러시아와 관련된 첩보의 처리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정보의 사용 방식이 불투명할 경우 정보 공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네덜란드는 수십 년 간 미국과 긴밀한 기밀 정보 동맹을 유지해 온 국가 중 하나로, 2010년 이란의 우라늄 농축 시설에 대한 사이버 공격인 ‘스턱스넷’ 작전에서도 미국에 중요한 지원을 제공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의 정치적 흐름,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친화적인 태도가 유럽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유럽 각국은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오는 23일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의 동결 자산을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1400억 유로 규모의 대출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상황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의 기밀 정보 공유 축소 결정은 단순한 정보 유출의 문제가 아닌, 국제적 정치 환경과 안보 전략의 복잡한 변화가 반영된 결과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결정은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차원에서의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 수요를 드러내며, 향후 정보 공유의 구조와 방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