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문학상의 영예는 헝가리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에게 돌아갔다. 이 작가는 처음으로 소설이 아닌 영화 '사탄탱고'에서 그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 영화는 2000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발표되었으며,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자신의 소설을 기반으로 벨라 타르 감독과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다. 비록 영화는 당시 큰 화제를 모았지만, 그 상징적이고 복잡한 내용과 7시간 18분이라는 긴 러닝 타임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끝까지 보기 어려워했다.

이후, 크러스너호르커이는 2015년에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그에 대한 깊은 이해는 여전히 부족했다. 국내에서는 2018년에 그의 주요 작품들이 번역되어 소개되었고, 번역 과정에서 언어 장벽이 한 번 더 있었던 것은 그가 헝가리어로 저술한 작품들을 독일어 및 영어로 중역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사탄 탱고'는 절망적인 분위기 속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묘사한다. 1980년대 헝가리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주민들은 서로를 불신하며 황량한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과거 마을을 빈곤에서 구했던 인물 이리미아시가 돌아오리라는 소문이 돌면서 주민들은 다시 희망을 품게 되지만, 이리미아시는 과거 공산당에 부역했던 인물로서 실제로는 그들을 선동하고 착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소설은 메시아 알레고리라 할 수 있으며, 허구와 현실, 구원과 반전을 조명하고 있다. 이러한 주제는 현재의 사회상과 비슷하다는 것이 놀라운 점이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수상 이유는 한림원 측에서 "종말의 두려움 속에서도 예언적 통찰과 강렬한 언어로 예술의 힘을 증명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히 공산주의에 대한 저항이나 그 붕괴를 다루는 것에 그치지 않고, 권력이 존재하는 사회 그 자체를 비극적으로 풀어낸 우화로 해석될 수 있다. 그는 개인이 아닌 몰락하는 군상에 주목하며, 이러한 시각은 그가 존경하는 카프카와는 또 다른 차별성을 지닌다.

노벨문학상 발표와 동시에 발표된 평화상 수상자는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였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가 자신의 평화상 수상을 주장한 여파가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는 최근 '치포칼립스 나우'라는 제목의 소셜 미디어 포스트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군복을 입은 채로 불타는 도시 배경과 함께 게시하며, 무력 사용을 암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러한 그의 언행은 군사적 위협을 내포하고 있어 생리적 거부감을 자아내기도 한다.

125회 노벨문학상 수상이 트럼프의 '치포칼립스 나우'에 대한 묵시록적 반응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구호를 통해 영원한 가치와 불확실한 미래를 동시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문학이 현대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더욱 뚜렷해진다. 이렇듯 그가 그리는 그림은 안정적인 사회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묵시록적 경고로 여겨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