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리브 해의 섬나라 쿠바에서 노동장관의 "거지는 없다"라는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마르타 엘레나 페이토 노동부 장관은 의회 위원회 회의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사람들은 거지로 위장한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며 쿠바에는 거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러한 발언은 현재 경제 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시민들의 현실을 간과한 것이라 여겨져 큰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은 페이토 장관의 발언을 "무감각한 발언"으로 비판하며,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태도를 경고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사회적 불평등과 쿠바가 처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드러낸 발언"이라며 장관의 언급이 얼마나 부적절했는지를 지적했다.
온라인에서는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주워 먹는 쿠바 시민들의 사진이 잇따라 공유되고 있는데, 이는 페이토 장관의 발언에 대한 시민들의 반발로 해석된다. 누리꾼 중 한 명은 2016년 쿠바에서 직접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노인이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 다른 사용자는 "우리 조부모의 미래는 쓰레기통에서 음식을 주워 먹는 것"이라며 쿠바의 현실을 고발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쿠바의 한 경제학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쿠바에는 '장관으로 위장한' 사람들이 있다"고 비아냥거렸고, 이러한 비판은 페이토 장관의 발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더욱 부각시켰다.
현재 쿠바는 식량과 의약품, 연료 부족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지난 30년간 최악의 경제 상황에 놓여 있다. 미국의 경제 제재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관광 산업이 붕괴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인구 970만명 중 35만명이 취약 계층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그중 18만9000가구는 사회 지원을 받고 있다.
AFP는 최근 2년간 거리에서 노숙인과 거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쿠바의 비공식 월급은 평균 20달러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실 가운데, 한편에서는 정부의 격차와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어 시민들은 더욱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쿠바의 현재 경제 상황과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앞으로의 상황에 달려 있다.
"거지는 없다" 발언에 분노한 쿠바 시민들…쓰레기통에서 음식 주워 먹는 사진 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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