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일본과 함께 중국의 공급망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자이 시바쿠마르 선임연구원은 한국이 제조업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자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확장된 네트워크가 향후 전략적으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국이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 맞춰 전략을 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방위산업이 발전하고 있으나,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의 90%를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 접근성을 해소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의 방위산업은 희토류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하므로, 중국의 통제에 따라 그때그때 대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세계에서 생산이 특정 국가에 편중된 '생산 편중 광물'이 30개에 달하며, 이 중 22개가 중국 소속이다. 또한, 생산 편중 광물의 30개 항목 중 절반인 17개의 품목이 제1 생산국의 수출 통제 대상이 되어 있어, 한국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니오븀, 흑연, 희토류 같은 자원은 수입 의존도가 80%를 넘으며, 미중 갈등 및 수출 규제 등 외부 변수에 의해 공급망이 쉽게 흔들리는 상황이다.

박소영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중국이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연이어 발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은 생산이 편중된 광물을 미리 파악하고 위험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가 1년 유예되었으나, 여전히 공급망 리스크는 심각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 상무부가 새로운 희토류 수출 인허가 체계를 도입했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이 전면적으로 수출 제한을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는 중국이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수출 통제를 쉽게 재강화하거나 복원할 수 있는 장치로 해석될 수 있다.

최원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연구위원은 미중 간의 희토류 공급망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이 복합적인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이에 따라 조달 및 생산 비용이 상승할 것을 우려하였다. 그는 중국의 수출 규제가 한국 기업의 조달 및 생산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센카쿠열도 갈등 이후 일본은 희토류 공급망의 구조를 정비하고 탈중국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들은 호주 업체에 투자하며 공급 다변화를 꾀했고, 생산 공정을 국내로 유도하는 등 공급 내재화 정책을 적용하여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나갔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일본의 중국 희토류 의존도는 2010년 90%에서 최근 60%로 감소하였으며, 올해 말까지 50% 이하로 낮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일본의 경험을 참고하여 미래의 공급망 불안을 대비하고 자원 자립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자원 접근성 문제는 단순히 국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와도 깊은 연결이 있기 때문에, 협력 및 다변화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