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지난해 가장 불명예스러운 단어로 '특별기금(Sondervermögen)'이 선정되었다. 이는 연방정부가 부채를 통해 인프라에 투자하기 위한 예산을 설명하는 용어로 사용되었으나, 주로 부채 조달의 필요성을 감추는 방식이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최악의 단어' 심사위원회는 이 결정에 대해 13일(현지시간) dpa 통신을 인용해 발표하였다.

이 심사위원회는 언어학자와 언론인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1991년부터 매년 시민으로부터 들어온 추천을 바탕으로 최악의 단어를 선정해왔다. 시민들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선호한 '거래(deal)'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사용한 '더러운 일(Drecksarbeit)' 등을 포함한 총 533개의 단어를 추천하였다. 그런 가운데 '특별기금'이 최악의 단어로 지목되었다.

'특별기금'이라는 용어는 본래 특별한 자산을 의미하나, 독일 정부는 지난해 부채 한도를 새로 제정한 기본법(헌법)을 우회할 목적으로 이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 법은 신규 부채의 한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지난해 3월, 독일 정부는 인프라 투자와 기후 대응을 목적으로 5000억 유로(약 859조 원)의 특별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12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하였다. 이는 기존의 부채 제한 규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와 같은 조치들은 독일 내에서 부채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으며, 최근의 국가부채 비율은 2024년 기준으로 62.5%로 예상되지만, 전문가들은 이 비율이 2040년대에는 100%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예산안에는 국방비가 대폭 증액되었으며, 이는 1815억 유로(약 312조 원)의 신규 부채를 포함한 것으로, 역사적으로 두 번째로 많은 액수이다.

'최악의 단어' 심사위원회는 '특별기금'이 일반 시민들에 의해 일상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으나, 이는 행정적, 전문적인 의미를 생략하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결국 부채 조달의 필요성에 대한 민주적 논의가 훼손되고 있다는 주장을 토대로 이 용어를 선정하게 되었다. 또한, 정부의 의도된 언어 사용이 현실을 은폐하고, 일반 대중을 오도할 수 있다는 점도 비판받고 있다.

결국 독일 정부는 부채를 통한 재정 확대를 지속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재정적 위험성이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공적 대화의 중요한 요소인 언어 사용의 명확성이 부족함에 따라 향후 정책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더욱 정당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