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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제약 급등 이유, 43년 된 레모나의 주인은 연예기획사·진단키트 회사를 거쳤다

경남제약이 10월 12일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철회했습니다. 1983년에 나온 레모나는 그대로 팔리는데 최대주주는 연예기획사·진단키트 회사·빌리언스로 바뀌어 왔습니다.

경남제약 급등 이유, 43년 된 레모나의 주인은 연예기획사·진단키트 회사를 거쳤다

2026년 10월 12일 경남제약(053950) 주가는 10.56% 오른 2,210원을 가리켰고, 거래량은 161만3785주였습니다. 같은 날 회사는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한다고 공시했습니다.

경남제약이라는 이름은 낯설어도 레모나는 압니다. 1983년에 나온 가루 비타민, 약국에서 사 먹던 그것입니다.

이 회사의 지난 20년을 한 줄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주인과 대표는 쉬지 않고 바뀌었고, 회사를 붙들고 있던 것은 사람이 아니라 브랜드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그 브랜드의 매출이 지금 3년째 줄고 있습니다.

투자 참고용 정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2일.

경남제약 레모나는 약국 직거래로 43년을 팔렸습니다

경남제약은 1957년에 세워진 제약회사입니다.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건강기능식품, 일반식품, 원료의약품을 만들어 팝니다. 그 가운데 간판은 1983년 출시한 분말형 비타민제 레모나입니다.

레모나가 팔리는 길은 약국입니다. 회사가 약국과 직접 거래하는 유통망을 따라 40년 넘게 나갔습니다. 2008년에는 분말형 비타민 시장의 68%를 레모나 한 제품이 차지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이 좁은 칸에서는 경쟁자가 드물었습니다.

비타민 시장 전체로 넓히면 그림이 다릅니다. 종합비타민 알약은 일동제약 아로나민이, 마시는 비타민은 광동제약 비타500이 앞에 서 있습니다. 레모나가 쥔 것은 '가루로 짜 먹는 비타민'이라는 한 칸이고, 경남제약은 그 한 칸으로 이름을 알린 중소형 제약사입니다.

만드는 곳은 충남 아산시 신창면의 아산공장입니다. 1992년 준공했고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인 KGMP 인증을 받은 공장입니다.

회사가 무엇으로 돈을 버는지는 제품군 비중이 보여 줍니다. 2026년 4월 보도된 집계로 일반의약품이 41.8%, 일반식품이 26.2%, 건강기능식품이 18.6%, 의약외품이 11.5%입니다. 원료의약품은 1.88%, 전문의약품은 1.83%에 그칩니다.

의사가 처방하는 약이 2%도 안 된다는 것이 이 회사의 성격입니다. 경남제약은 병원이 아니라 약국 카운터와 소비자의 손에서 팔리는 물건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브랜드 이름 하나가 회사의 얼굴 노릇을 해 왔습니다.

그 브랜드를 가진 회사가 상장폐지 결정까지 받았습니다

얼굴은 멀쩡했지만 회사 안쪽은 아니었습니다. 2007년 경남제약을 인수한 이희철 전 대표 시절 분식회계가 드러났습니다. 받을 돈이 있는 것처럼 매출채권을 장부에 부풀려 적는 식이었고, 이 전 대표는 2014년 구속기소됐습니다.

그 대가는 회사가 치렀습니다. 2018년 12월 14일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회계처리 위반을 이유로 경남제약 상장폐지를 결정했습니다. 회사는 결정에 유감을 밝히고 매출 등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맞섰습니다.

결론이 뒤집힌 것은 1년 뒤입니다. 2019년 12월 4일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유지를 결정했고, 다음 날인 12월 5일 거래가 다시 열렸습니다. 주식이 묶여 있던 기간은 1년 9개월이었습니다.

주식이 묶인 동안에도 약국의 레모나는 팔렸습니다. 이 회사가 그 시기를 어떻게 버텼는지는 거래재개 보름 전 약국에서 벌어진 일이 잘 보여 줍니다.

거래가 멈춰 있던 2019년 11월, 약국에 BTS 팬들이 몰렸습니다

2019년 경남제약은 방탄소년단(BTS)을 레모나 전속모델로 세웠습니다. BTS가 그려진 스페셜 패키지가 직거래 약국에 들어가자 팬들이 몰려들었고, 평소 비타민을 사러 오던 손님과는 다른 얼굴들에 약사들이 어리둥절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2019년 11월 20일, 주식은 아직 거래정지 상태였습니다.

숫자로도 남았습니다. 안주훈 당시 각자대표는 거래재개 직후인 2019년 12월 17일 이렇게 말했습니다.

“방탄소년단을 광고모델로 삼은 후 레모나 매출이 두 달 새 매출이 5배 가까이 뛰었다.”

같은 자리에서 그는 목표도 밝혔습니다. “경남제약은 '레모나'라는 대표 브랜드를 앞세워 내년에 매출 2배 달성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퀀텀 점프를 시작할 겁니다.” 그리고 중국·일본 수출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중국 쪽 길은 이미 2017년 12월 레모나가 중국 식약청(CFDA)에서 최종 판매 허가를 받으며 열어 둔 상태였습니다.

상장폐지 위기에서 막 빠져나온 회사가 꺼낸 카드는 신약도, 새 공장도 아니었습니다. 레모나 포장에 아이돌을 입히고, 레모나를 해외로 들고 나가는 일이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위기를 넘기는 수단은 처음부터 끝까지 레모나였습니다.

그 사이 경남제약 최대주주는 연예기획사였고, 다음은 진단키트 회사였습니다

브랜드가 회사를 끌고 가는 동안 회사의 주인은 전혀 다른 업종을 오갔습니다. 거래재개 뒤 경남제약 최대주주는 연예기획사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였습니다.

2024년 5월 17일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회사 휴마시스가 등장합니다. 휴마시스는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 지분 34.80%(1379만4387주)를 480억원에 사들이며 경남제약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습니다.

비타민 회사의 주인이 연예기획사였다가 진단키트 회사로 넘어갔습니다. 둘 다 약국에서 가루 비타민을 파는 일과는 거리가 먼 업종입니다. 이 회사를 산 쪽이 원한 것이 공장이나 신약 후보가 아니었다면, 남는 것은 상장사라는 껍데기와 레모나라는 이름입니다. 이 회사를 이렇게 읽어야 한다고 봅니다.

1983년 레모나 출시부터 2007년 인수, 2014년 분식회계 기소, 2018년 상장폐지 결정, 2019년 거래재개,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휴마시스·빌리언스로 이어진 경남제약 최대주주 교체를 한 줄 연표로 정리한 도판

2026년에는 주인 자리를 두고 다툼이 붙었습니다. 3월 6일 빌리언스의 보유 비율이 25.59%로 늘었다는 공시가 나왔습니다. 같은 해 2월 24일 회사는 보통주 5주를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정했고, 3월 26일 주총을 거쳐 4월 16일 효력이 생겼습니다.

4월 23일 공시에서 빌리언스는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병합 등으로 보유 주식 수는 2043만6308주 줄었지만 지분율은 30.9%였습니다.

맞은편에는 미니쉬테크놀로지가 있었습니다. 7월 약 65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새 주식이 다른 쪽에 배정되면서 미니쉬테크놀로지 지분은 18.17%에서 14.48%로 묽어졌고, 2대주주로 내려앉았습니다.

더 눈여겨볼 것은 그 14.48%의 속사정입니다. 미니쉬테크놀로지가 가진 284만294주 전부가 저축은행 2곳에 담보로 잡혀 있습니다. 빌린 돈은 원금 50억원, 이자는 연 13%입니다. 8월 보도 당시 주가로 따지면 담보로 맡긴 주식 가치가 빌린 원금에도 못 미쳤습니다.

경영권을 다투는 쪽이 쥔 표가 동시에 빚의 담보였습니다. 주인 자리를 놓고 싸우는 일과 이자를 갚는 일이 같은 주식 위에 얹혀 있었다는 뜻입니다.

대표 자리도 조용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10년 동안 경남제약 대표이사는 7번 바뀌었습니다. 2026년 3월 26일 조정영 대표가 물러나면서 김성곤 대표 단독 체제가 됐고, 김 대표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3년 연속 자리를 지킨 대표가 됐습니다. 3년을 버틴 것이 기록이 되는 회사입니다.

주인이 바뀌는 동안 레모나 매출은 3년째 줄었습니다

이 모든 교체를 견딘 레모나는 지금 힘이 빠지고 있습니다. 직전 연간 레모나 매출은 143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7% 줄었고, 3년 연속 감소였습니다.

그래도 회사에서 레모나가 차지하는 무게는 여전합니다. 2026년 1분기 경남제약 전체 매출 161억원 가운데 레모나 한 제품이 45억원, 28%를 벌었습니다. 회사 매출 4분의 1 이상이 1983년에 나온 제품 하나에서 나옵니다.

레모나 연간 매출 143억원이 전년보다 19.7% 줄어 3년 연속 감소한 흐름과, 2026년 1분기 전체 매출 161억원 중 레모나가 45억원으로 28%를 차지한 비중을 함께 보여 주는 도표

회사가 꺼낸 답은 레모나 밖이었습니다. 2026년 5월 11일 경남제약은 정관 사업목적에 주류 수출입업, 주류 유통·판매업, 반려동물 용품 도소매·유통·제조업, 사료 제작·공급·유통·판매업을 넣었습니다. 5월 26일 임시주주총회가 이를 다뤘습니다.

회사가 밝힌 진척은 이 정도입니다. 경남제약 관계자는 “신규 사업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 관련 법령에 따라 인허가 절차를 진행할 예정으로 주종과 해외 진출 국가는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술을 팔겠다고 정관에 적었지만 어떤 술을 어느 나라에 팔지는 회사 스스로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한 것입니다.

돈의 쓰임새는 더 솔직합니다. 같은 5월 21일 회사는 190억8500만원 규모 유상증자를 공시하면서 목적을 운영자금, 그 안에서도 제품 마케팅과 원부자재 비용으로 적었습니다. 새 사업 설비가 아니라 지금 파는 제품을 알리고 만드는 데 드는 돈입니다.

정관에는 술과 사료가 들어갔지만 장부의 돈이 먼저 향하는 곳은 여전히 약국에서 팔리는 제품들입니다. 이 회사의 내일이 아직 정관 문장 속에 있다면, 오늘을 책임지는 것은 여전히 레모나입니다.

연예기획사도, 진단키트 회사도, 지금의 빌리언스도 경남제약을 손에 넣으며 같은 물건을 넘겨받았습니다. 1983년부터 약국에서 팔려 온 이름 하나입니다. 이 회사에서는 주인이 몇 번 바뀌었느냐보다, 그 이름이 1년에 얼마나 팔리느냐가 더 오래 남는 숫자가 됐습니다.

출처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2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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