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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스티이 급락 이유, 매출 88.1%가 SK 두 회사에서 나왔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아이에스티이(212710)는 2024년 상반기 매출의 88.1%를 SK 두 곳에서 낸 풉 클리너 회사입니다. 신사업 PECVD도 SK하이닉스에서 시작했고, 삼성전자 발주가 다시 오기까지 3년이 걸렸습니다.

아이에스티이 급락 이유, 매출 88.1%가 SK 두 회사에서 나왔다

10월 15일 아이에스티이(212710)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65% 내린 5,070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14만 7,955주였습니다. 회사는 10월 12일과 15일, 사흘 사이에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공시를 두 번 냈습니다.

이 회사에게 공급계약 공시는 익숙한 일입니다. 올해 1월에만 SK하이닉스와 맺은 계약을 두 번 공시했습니다. 1월 2일은 HBM(고대역폭 메모리) 전용 풉 클리너 23억 원, 1월 22일은 반도체 오토메이션 장비 43억 원이었습니다. 43억 원짜리는 최근 매출의 10%를 넘는 계약이었습니다.

아이에스티이는 SK하이닉스가 먼저 써 보고 사 준 장비로 자란 회사입니다. 주력인 풉 클리너도, 미래 사업으로 내세운 PECVD 장비도 첫 문을 연 곳은 SK하이닉스였습니다. 이 회사의 강점과 약점이 모두 그 한 고객에게서 나옵니다.

웨이퍼 담는 통을 씻는 장비, 그 물량 대부분이 SK하이닉스로 갑니다

반도체 공장에서 웨이퍼는 맨몸으로 다니지 않습니다. 풉(FOUP)이라는 밀폐 용기에 담겨 장비와 장비 사이를 오갑니다. 이 통을 씻고 말리는 장비가 풉 클리너이고, 아이에스티이의 주력입니다.

장비는 통의 뚜껑과 몸통을 떼어 따로 씻습니다. 2025년 상반기 매출에서 풉 클리너가 차지한 몫은 64.1%였습니다. 이송 자동화 장비, 웨이퍼를 골라 옮기는 소터, 장비 앞단에 붙는 EFEM이 나머지 반도체 매출을 채웁니다.

처음부터 반도체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2013년 설립 초기에는 OLED·LCD·자동차 공장에 진공 상태로 물건을 옮기는 물류 장비를 댔습니다. 그러다 소터·EFEM·풉 클리너를 개발하며 반도체로 주력을 옮겼고, 2016년 SK하이닉스에서 풉 클리너 첫 주문을 받았습니다.

그 뒤로 둘은 점점 깊이 엮였습니다. 아이에스티이는 일본 경쟁사 휴글(Hugle)이 받던 물량을 가져오며 SK하이닉스 풉 클리너 물량 대부분을 공급하게 됐습니다. 세계 풉 클리너 시장 점유율은 약 9%로 집계됩니다. 세계 시장에서는 작은 회사가, 한 고객 안에서는 거의 독점 공급자가 된 것입니다.

제품도 그 고객에 맞춰 자랐습니다. HBM 공정에 맞춘 모델 NFC300이 있고, SK하이닉스가 직접 의뢰해 개발·공급까지 마친 개선형 NFC400이 있습니다. 회사는 이를 HBM 특화 '400 시리즈'로 부릅니다. 지난해 11월 28억 3,000만 원어치 초도 물량이 나갔고, 올해 1월 23억 원 추가 주문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아이에스티이 매출은 SK 두 회사의 투자 일정을 따라 움직였습니다

2024년 상반기 아이에스티이 매출에서 SK하이닉스가 53.1%, 웨이퍼를 만드는 SK실트론이 35%를 차지했습니다. 두 곳을 더하면 88.1%입니다. 같은 시기 회사는 한국·중국·유럽·싱가포르에 걸친 13개 국내외 거래처를 내세웠습니다.

거래처는 열세 곳인데 돈은 두 곳에서 나왔습니다. 2025년 3월 보도에서도 SK 계열 비중은 '매출의 60% 이상'으로 적혔습니다. 시점과 집계 범위가 다른 숫자지만, 1년이 지나도 SK가 매출의 절반을 훌쩍 넘었다는 사실은 같습니다.

2024년 상반기 아이에스티이 매출을 고객별로 나눈 막대: SK하이닉스 53.1%, SK실트론 35%, 합계 88.1%. 옆에 '거래처 13곳' 표시를 두어 거래처 수와 매출 쏠림의 차이를 보여 주는 카드

이런 회사의 실적은 고객의 공장 계획표가 정합니다. 2020년 하반기 반도체 투자가 살아나자 SK하이닉스향 매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2025년에는 거꾸로 됐습니다. 상반기 매출이 줄고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회사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고객사들 투자가 지지부진했고 반도체 장비별 수주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투자 수혜 효과가 적었다." 반도체 업황이 좋다는 말과 이 회사에 주문이 온다는 말 사이에는 고객의 발주 시점이라는 틈이 있습니다.

상장 과정도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2024년 10월 28일 코스닥 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12월 9일 국내 증시 불안과 공모시장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습니다. 두 달 뒤인 2025년 2월 12일 다시 도전해 상장했고, 아이에스티이 공모가 11,400원에서 첫날 주가가 97% 올랐습니다.

신사업 PECVD마저 같은 문으로 들어갔습니다

회사가 풉 클리너 다음으로 키우는 장비는 PECVD입니다. 플라즈마로 얇은 막을 입히는 장비인데, 아이에스티이가 겨냥한 공정은 반도체 칩 안 구리 배선 사이에 SiCN 절연막을 까는 일입니다. 이 시장은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와 램리서치가 장악해 왔습니다.

회사는 이 시장이 풉 클리너보다 30배 이상 크다고 설명합니다. 조창현 대표는 2030년 6조 원이 넘는 시장을 말했습니다. 회사 몸집과 견주면 훨씬 큰 판에 들어가려는 셈법입니다.

그런데 이 큰 판의 입구도 SK하이닉스였습니다. 2021년 국책과제로 장비를 국산화했고, 2022년 말 SK하이닉스의 최종 국산화 장비 후보에 올랐습니다. 2023년에는 SK하이닉스 기술혁신기업으로 뽑혔고, 그해 12월 양산 평가용 데모 장비가 SK하이닉스 공장에 들어갔습니다.

데모 장비가 판매 장비로 바뀌기까지는 2년 가까이 걸렸습니다. 약 1년 뒤 품질·신뢰성 시험은 통과했지만, 2025년 6월로 잡았던 양산 평가 완료 목표는 늦어졌습니다. 2025년 9월 회사는 "고객사의 최종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판매 전환은 2025년 11월에야 나왔습니다.

아이에스티이 PECVD 장비가 SK하이닉스에 팔리기까지의 연표: 2021년 국책과제 국산화, 2022년 말 국산화 후보 선정, 2023년 12월 데모 장비 공급, 2025년 6월 목표 지연, 2025년 11월 판매 전환. 데모에서 판매까지 약 2년을 굵게 표시한 카드

그 사이 비용은 회사가 졌습니다. 데모 장비를 싸게 판 것과 시장 진입 비용이 2025년 수익성을 깎은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조 대표는 "PECVD는 레퍼런스가 없던 장비였지만" 3~4년을 연구개발에 들였다고 했습니다. 남이 써 본 기록이 없는 장비는 처음 써 줄 고객 앞에서 값을 깎고 시간을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회사 관계자의 말이 이 장비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 줍니다. "기술력은 SK하이닉스로부터 검증받았다고 보면 된다." 아이에스티이가 내밀 수 있는 가장 센 이력서가 SK하이닉스입니다. 이 장비를 다른 반도체 회사에 팔 때도 그 이름이 앞장설 것입니다.

다음 장비도 준비 중입니다. 챔버 두 개를 붙인 트윈 챔버 PECVD는 개발 완료 단계로, 올해 상반기 데모 장비 납품을 목표로 고객사와 협의해 왔습니다. 마이크로웨이브 방식의 차세대 PECVD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SK 밖의 문은 하나 여는 데 3년이 걸렸습니다

쏠림을 풀 가장 큰 열쇠는 삼성전자였습니다. 회사는 2022년 삼성전자와 거래 기반을 마련했지만, 실제 발주는 2025년에야 다시 왔습니다. 2025년 11월 26일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풉 클리너 수주는 '약 3년 만의 거래 재개'로 보도됐습니다. 납품 기한은 올해 4월까지였습니다.

이 주문은 삼성전자가 HBM 경쟁력을 높이려고 라인을 바꾸는 투자와 이어져 있습니다. 조 대표는 당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내년 업황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메모리 두 회사가 같은 방향으로 돈을 쓸 때 비로소 고객이 둘이 됩니다.

후공정 쪽으로도 나갔습니다. 2025년 2월에는 미국에 본사를 둔 국내 후공정(OSAT) 업체에서 풉 클리너를 새로 수주했습니다. 그해 11월에는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에서 풉 복합장비를 추가로 수주했는데, 규모는 총 16억 원으로 보도됐습니다. 600mm 유리기판 패키징(PLP) 라인용 풉 세정 장비를 개발해 공급한 경험도 있습니다.

상장 때 회사가 그린 지도도 같습니다. 반도체 제조사와 파운드리 중심이던 고객을 웨이퍼 제조사, PLP 제조사, HBM 제조사, 후공정 업체로 넓혔다고 했습니다. 해외에서는 프랑스 웨이퍼 회사 소이텍(Soitec) 등이 고객으로 꼽힙니다.

아이에스티이가 SK 밖으로 넓힌 고객 지도: 삼성전자(2022년 거래 기반, 2025년 11월 평택 수주, 3년 공백 표시), 국내 OSAT(2025년 2월 신규 수주),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2025년 11월 16억 원), PLP 제조사, 소이텍. 반도체 밖으로 수소 전문기업 인증과 대만 페가트론 AI 데이터센터 협업 추진을 따로 표시한 카드

일감의 내용도 바뀌고 있었습니다. 2025년 상반기 수주잔고 124억 원 가운데 풉 클리너는 20%가 안 됐습니다. 매출의 64.1%를 내는 장비가 앞으로 쌓인 일감에서는 다섯 분의 일에도 못 미쳤습니다. 다음 매출을 채울 주인공이 풉 클리너 밖으로 옮겨 가고 있었다는 신호입니다.

반도체 밖으로도 발을 뗐습니다. 회사는 수소 산업에 들어가 수소 전문기업 인증을 받았고, 대만 전자제품 위탁생산 기업 페가트론과 AI 데이터센터 협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26년 1분기 반도체 장비 매출 비중이 88.71%로 표기된 만큼, 이 두 사업은 아직 매출 표의 작은 칸입니다.

아이에스티이 전망은 계약서의 상대방 이름에서 갈립니다

조 대표는 올해 1월 이렇게 말했습니다. "2025년 상반기 적자 이후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2026년에는 준비해온 경쟁력이 실질적인 수주로 증명되고 있다." 회사는 2026년을 '퀀텀 리프'의 원년으로 내세웠습니다.

지금까지 올해 공시된 큰 계약의 상대방은 SK하이닉스였습니다. HBM 전용 풉 클리너 23억 원, 오토메이션 장비 43억 원입니다. 이 회사의 일감이 늘었다는 소식은 대개 SK하이닉스가 공장에 돈을 더 쓴다는 소식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10월 12일과 15일의 공급계약 공시는 금액보다 두 칸을 먼저 볼 만합니다. 누가 샀는지, 무엇을 샀는지입니다. 상대방이 SK하이닉스면 기존 관계가 깊어진 것이고, 삼성전자나 후공정 회사면 3년 걸려 연 문이 넓어진 것입니다. 품목이 PECVD라면 2년을 기다려 판 장비가 두 번째 주문을 받은 것입니다.

이 회사에서 공급계약 한 건의 무게는 숫자보다 상대방 이름이 정합니다. 같은 23억 원이라도 SK하이닉스에서 오면 실적이고, SK 밖에서 오면 회사의 모양이 바뀌는 일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5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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