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과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자산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제 이들은 현대 금융 질서의 혁신을 주도하는 도구이자 국가 간의 패권 경쟁의 일환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선민 인하대 교수의 저서 《스테이블코인의 시대》는 디지털 통화의 급변하는 현상을 '금융기술'이 아닌 '국가 전략'의 관점에서 심도 있게 분석한 국내 최초의 저작으로 손꼽힌다. 이번 연재는 비트코인에 대한 전략적 접근과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확산을 포함하여, 한국이 직면한 디지털 금융 패권 경쟁의 본질을 주제로 다룰 예정이다.
이선민 교수는 “디지털 화폐의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이제 문제는 기술이 아닌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미국, 중국, 유럽의 패권 경쟁 가운데 비트코인 전략보유와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은 새로운 금융 질서를 정립하고 있으며, 한국은 그 중심에 서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기반으로 한 민간 참여의 디지털 달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의 전개에 서두르지 않는 가운데, 민간의 스테이블코인과 연방준비제도의 감독 메커니즘을 결합하여 ‘민간 주도의 공공 통화 네트워크’를 완성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를 “21세기형 달러의 재설계”로 표현하며, “이제 달러는 더 이상 물리적인 지폐가 아니라 코드와 데이터로 존재한다”고 분석한다.
반면, 한국은 블록체인 기술과 안전한 거래 인프라 면에서는 세계적으로 앞선 수준을 자랑하지만, 디지털 화폐 정책 및 제도적 프레임워크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현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으며, CBDC 실험 또한 기술적 검증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원화의 존재감이 미미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외국의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상당한 지배력을 차지하고 있다.
이선민 교수는 한국의 현주소에 대해 “기술은 있으나 정책적 의지는 없다”라며, 이 간극이 미래 경쟁력의 차이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러므로 한국이 새로운 금융 질서 속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첫째, 디지털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부문의 참여를 허용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여 거래소, 은행, 핀테크와의 협력 모델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블록체인 기반의 국채 및 공공 금융 인프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에서의 결제, 예금, 채권 제도를 블록체인으로 운영함으로써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투명성과 효율성을 지킬 수 있다. 셋째,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사이에서, 한국은 개방형 표준을 중심으로 한 중립적인 네트워크 허브를 구축해야 한다.
이선민 교수는 마지막으로 “21세기 방코르(Bancor)의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주장한다. 이는 1940년대 케인스가 제안한 국제 청산 통화 개념을 블록체인 기술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이 디지털 방코르는 여러 국가와 민간이 함께 운영하는 다자간 결제 시스템으로, 특정 국가 통화의 패권을 완화하고, 글로벌 신뢰를 분산시키는 새로운 구조를 갖는다. 이러한 비전은 한국과 같은 중견 기술국에게 주도권을 확보할 현실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디지털 통화 시대의 도래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적절히 준비하지 못한 국가는 금융 시장에서 사라질 위험이 있다. 비트코인 전략보유는 자산의 주권을, 스테이블코인은 통화의 주권을 상징하며, 한국은 이제 기술이 아닌 결단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디
스테이블코인 시대의 새로운 패권 경쟁과 한국의 디지털 금융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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