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은행 커스토디아(Custodia)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자사의 마스터 계좌 신청을 거부한 것에 대해 전면 재심을 요청하고, 이 문제를 헌법 소송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5년간의 법적 다툼을 통해 연방법원이 기존 판결이 ‘통화통제법(MCA)’을 잘못 해석했으며, 연준의 권한에 대해 헌법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커스토디아는 최근 제10순회항소법원에 전원합의심리(en banc)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출했다. 이번 논쟁의 핵심은 연방준비은행들이 법적으로 적격한 기관에 대한 마스터 계좌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재량권’을 사실상 마음대로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다. 커스토디아는 연준이 자신의 마스터 계좌를 거부하는 것은 와이오밍주가 부여한 ‘스페셜 퍼포즈 예금기관(SPDI)’ 인가를 무력화시키는 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마스터 계좌 없이는 커스토디아가 연준의 핵심 시스템인 전신송금이나 자동결제망(ACH) 접근이 불가능해 사실상 은행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강조했다.

커스토디아가 연준에 마스터 계좌를 신청한 것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연준은 무려 27개월 동안 심사를 지연한 끝에 올해 1월에 공식으로 거부 결정을 내렸다. 그 이유는 커스토디아가 암호화폐 관련 활동에서 비롯된 ‘리스크 우려’로 지적되었다. 그러나 해당 사안에 대한 내부 문서에서는 지역 연준 직원들이 커스토디아의 자본 수준을 충분하다고 평가한 바 있음을 밝혀, 결정의 타당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마스터 계좌를 개별 은행의 리스크에 맞춰 구조화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며 연준이 필요한 대응 수단을 갖추었다고 언급하여 기존의 ‘계좌 거부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흔들리게 했다. 이러한 언급들은 전반적으로 커스토디아 사건이 단순한 마스터 계좌 승인 여부를 넘어서 연준 권한의 경계와 주정부 규제의 자율성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한, 헌법은 커스토디아가 제기한 쟁점에 대해 중요한 기초를 제공한다. 커스토디아는 연준 총재들이 마스터 계좌를 승인하거나 거부하는 과정에서 무심사 재량권을 행사하는 것은 행정부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명시된 고위 공직자의 임명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런 총재들이 민간 은행 이사회에 의해 선출되고, 이후 연준 이사회에 의해 승인되는 구조가 헌법의 ‘임명 조항’을 위반한다고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업계와 관련된 ‘디뱅킹(debanking)’ 관행과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최근 공개된 자료에서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웰스파고 등 미국 주요 은행들이 2020년부터 2023년 사이 합법적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제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커스토디아 사건은 암호화폐가 제도 금융으로 편입되는 데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커스토디아의 마스터 계좌 거부에 대한 재심 요청은 단순한 은행 승인 여부를 넘어서 연준과 주정부 간의 권한 경계, 그리고 디지털 금융 시대의 새로운 통치 규범을 둘러싼 복잡한 쟁점을 떠안고 있다. 이 여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그리고 이에 따른 정책 변화가 암호화폐 업계에 미칠 영향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