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 금융(DeFi) 시장에서 한 사용자의 거래가 대규모 슬리피지 사건을 일으켰다. 사용자는 약 5,040만 달러(약 751억 원)의 테더(USDT)를 스왑하는 과정에서 단 3만6,000달러(약 5,360만 원) 가치의 에이브(AAVE) 토큰만 받게 됐다. 이는 약 99.9%에 달하는 극단적인 손실을 초래한 사고로, 디파이에서의 유동성과 슬리피지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지난 13일 블록체인 탐색기 이더스캔(Etherscan)에 따르면 사건의 주인공이 된 지갑은 약 20일 전 바이낸스에서 5,040만 달러 규모의 테더를 전송받았다. 이 지갑은 이후 약 두 시간 전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인 에이브에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하고, 예치 토큰을 AAVE 토큰으로 변경하는 거래를 시도했다. 이 과정은 에이브 인터페이스에 통합된 CoW 프로토콜을 통해 진행됐다.
사용자는 약 5,043만 aEthUSDT를 AAVE로 교환하기 위한 주문을 제출했으며, CoW 프로토콜의 솔버는 여러 디파이 풀을 경유하여 이 거래를 실행했다. 이 거래의 첫 단계에서는 에이브 v3에서 5,043만 aEthUSDT가 소각되고 동일한 규모의 테더가 인출되었다. 이후 이 자금은 Uniswap v3 풀에서 테더와 래핑 이더(WETH)로 교환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심각한 손실이 발생했다. 5,043만 USDT는 겨우 1만7,958 WETH로 바뀌었고, 당시의 이더리움 가격(약 2,050달러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정상적인 교환에서 얻어야 할 WETH의 수는 약 2만4,600이었으므로, 이 단계에서만 약 1,360만 달러(약 202억 원)의 슬리피지가 발생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WETH가 유입된 다음 단계에서 심각하게 발생했다. 솔버는 확보한 1만7,958 WETH를 스시스왑의 AAVE/WETH 풀에 넣었으나, 해당 풀의 총 유동성은 약 7만3,000달러에 불과했다. 이렇게 유동성이 부족한 풀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급격히 붕괴되었고, 결국 사용자는 1만7,958 WETH를 넣고 단 331개의 AAVE 토큰만 받게 되었다.
에이브의 창립자 스타니 쿨레초프는 이 거래와 관련하여 에이브 인터페이스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슬리피지"에 대한 경고를 표시했음에도 사용자가 거래를 최종 승인했다며, 이 사건에 대해 사용자와의 연락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거래에서 발생한 수수료 약 60만 달러(약 89,400만원)는 사용자에게 반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디파이 거래의 시설이 유동성과 슬리피지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로 평가된다. 슬리피지란 거래 시 예상 가격과 실제 체결 가격 사이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유동성이 얕은 풀에서 대규모 거래가 진행될 경우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대규모 거래를 실행할 때는 반드시 거래 풀의 유동성 규모와 슬리피지 허용 범위를 확인하고, 슬리피지가 높게 표시될 때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5,040만 달러 스왑이 3만6,000달러로…에이브 거래에서 초대형 슬리피지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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