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크로스프로토콜(Across Protocol) 운영 구조가 DAO(탈중앙화 자율조직)에서 '민간 회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와 관련한 거버넌스 토큰의 효율성에 대한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기업 리스크랩스(Risk Labs)의 창립자 하트 램버(Hart Lambur)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서 “토큰을 보유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보다는 해가 된다”고 언급하며 이 같은 제안을 알렸다. 현재 어크로스프로토콜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간 자산을 이동시키는 브리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 사용자 예치금 규모로는 네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 어크로스프로토콜은 ACX 토큰 보유자들이 참여하는 DAO 체제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리스크랩스는 향후 새롭게 설립될 민간 회사에서 기존 ACX 토큰을 회사 지분(주식)으로 전환하는 모델을 제시하였다. ACX 토큰보유자 중 주식 전환에 관심이 없는 이들을 위해서는 리스크랩스가 해당 토큰을 '매수(바이아웃)'하는 방안도 포함되어 있다.

DAO 모델은 분산된 의사결정 체계를 통해 모든 참여자가 제안하고 투표할 수 있는 ‘더 민주적인 시스템’을 지향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거버넌스 토큰의 가치 하락과 낮은 참여율이 문제시되며 실제 의사결정은 일부 소수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일례로, 세계 최대 디파이(DeFi) 프로토콜 에이브(AAVE)의 DAO에서는 몇 개월간 내홍을 겪은 끝에 두 주요 서비스 제공업체가 떠날 예정이라는 소식이 나오면서 DAO 체계의 리스크가 재조명되고 있다.

리스크랩스는 토큰 중심의 운영이 사업의 확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며, “전통적인 법적 실체로의 전환은 계약 체결 가능성, 수익 배분 계약의 구조화 및 이해관계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능력을 의미 있게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DAO 형태에서는 법적으로 확정된 계약 체결이 어려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제안이 공개된 이후 ACX 가격은 급등했다. ACX의 가격은 지난 12일 6센트(약 89.3원)를 넘어 하루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며 투자자들 역시 어크로스프로토콜이 DAO 구조로는 한계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램버는 민간 회사로의 전환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스테이블코인 및 인공지능(AI) 분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리스크랩스의 제안에 따르면, ACX 토큰 보유자는 새 회사 주식으로 1:1 비율로 교환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 전환은 최소 500만 ACX 보유자에게만 허용될 예정이며, 이는 약 3만 달러(약 4,466만7,000원)에 해당하는 수치로 사실상 대형 보유자들만이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로 해석된다. 일반 투자자들은 특수목적기구(SPV)를 통해 간접적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지만, 이 또한 특정 보유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번 전환 논의는 ‘DAO냐, 전통 기업이냐’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금 시장의 중앙에 놓이고 있으며, 향후 다른 디파이 프로젝트의 거버넌스 구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