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파이(DeFi) 시장에서 대형 투자자가 AAVE 프로토콜을 통해 5000만 달러를 단 한 번의 거래로 날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해킹이나 시스템 오류와는 거리가 멀며, ‘단순 거래 실수’로 인해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3월 12일 밤 블록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한 고래 지갑은 약 5000만 달러 상당의 테더(USDT)를 AAVE 토큰으로 교환하는 단일 거래를 집행했으나, 해당 거래에서 감당할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체결되면서 극단적인 슬리피지가 발생하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해당 투자자는 5000만 달러를 투입한 대가로 약 324개의 AAVE 토큰만을 손에 넣었으며, 이는 고작 5만 달러(약 7477만 원)에 해당하는 금액에 불과했다. 그동안 디파이 생태계에서 거래 구조와 유동성 부족 문제가 여실히 드러난 사례로, 투자자들은 거래 전 유동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새기게 되었다. AAVE랩스의 창립자 스타니 쿨레초프는 거래 인터페이스에서 '비정상적인 슬리피지' 경고가 표시되었음을 강조하며, 사용자가 이러한 경고를 무시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한, CoW 스왑 플랫폼은 거래 시 명확한 가격 영향 경고가 제공되었으며, 거래는 사용자가 서명한 조건을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이는 사용자의 실수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나타내며, MEV 봇 보호 기능을 미사용한 점도 손실을 키운 요인으로 꼽혔다. 대규모 주문이 들어오면 자동화 마켓 메이커(AMM) 시스템이 가격을 끌어올리게 되어, 유동성이 부족한 풀에서 거래가 이뤄지면 평균 매수 가격이 급등하게 된다.

이번 사건은 디파이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는 ‘페이핑거(fat finger)’ 실수를 잘 보여준다. 전통 금융시장에서는 이상 거래 발생 시 시스템이 자동으로 중단되거나 감독 절차가 개입되나, 디파이에서는 스마트컨트랙트가 거래의 합리성을 판단하지 않기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이를 바로잡기가 어렵다. FAI(AAVE)를 포함한 대부분의 DEX 거래소에서 큰 규모의 거래를 처리할 시 심각한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건 발생 이후 AAVE의 가격이 24시간 내에 약 5% 상승했다는 사실로, 시장 투자자들은 "누군가가 5만 달러 가치의 토큰을 5000만 달러에 매수한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근 디파이 생태계에서 보안 문제가 잇따른 가운데, 대규모 거래 시 항상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 더 강조되고 있다.

블록체인 거래는 본질적으로 되돌릴 수 없는 특성을 지니며, 스타니 쿨레초프는 에이브랩스가 해당 사용자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으며, 거래에서 발생한 60만 달러(약 8억9730만 원)의 수수료 반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전체 손실의 1%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실제 손실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건은 슬리피지 경고는 단순한 안내가 아니라 실제 손실 위험을 의미한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개인 투자자 또한 대규모 거래를 진행할 경우 유동성 풀의 규모와 예상 체결 가격을 충분히 검토하고 기능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