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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웨어 지갑, 다중서명도 못 막는 승인 실수

서학개미 투자포럼 ·

하드웨어 지갑 사고가 던진 질문은 초보자가 무엇을 책임져야 하느냐다. 다중서명은 승인 조율을, 시드리스는 기기 보관을 요구한다. 복구 문구를 없애도 잘못된 거래를 승인할 위험은 남는다.

하드웨어 지갑, 다중서명도 못 막는 승인 실수

뉴스 핵심

  • 하드웨어 지갑에서도 기기 임플란트와 펌웨어 버그처럼 서로 다른 공격 경로가 드러났다.
  • 다중서명은 권한을 분산하지만 서명자 조율과 키 백업, 복구 절차의 관리 부담을 추가한다.
  • 탠젬은 모든 카드 분실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모든 기기를 잃으면 자금 접근이 영구적으로 막히는 구조다.

자기보관은 왜 보안 전문가의 일이 됐나

운전자가 모두 정비사가 될 필요는 없다. 세이프 랩스(Safe Labs)의 라훌 루말라 CEO가 자기보관을 설명하며 꺼낸 비유다. 자산을 직접 소유하려는 사람에게 보안 전문가의 능력까지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비트코인 수탁업체 온램프(Onramp)의 마이클 탕구마 CEO는 출발부터 달랐다고 본다. 초기 자기보관은 신규 이용자를 염두에 둔 설계가 아니었고, 직접 조립하고 다룰 줄 알아야 했던 초기 개인용 컴퓨터와 비슷한 단계라는 설명이다.

둘의 의견에서 우리가 붙잡을 것은 초보자의 자격이 아니라 제품이 떠넘기는 일이다. 자산을 통제할 권리는 누구에게나 줄 수 있다. 그 권리를 잃지 않고 행사하는 과정까지 누구나 감당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은 별개의 설계 문제다.

하드웨어 지갑은 개인키를 오프라인에 둔다.
하드웨어 지갑은 개인키를 오프라인에 둔다.

하드웨어 지갑은 무엇을 지켜 주나

하드웨어 지갑이 널리 권장되는 이유는 개인키를 오프라인에 두기 때문이다. 자금을 움직일 권한을 가진 키를 보호하는 장치다. 그러나 그 장치를 믿고 맡기는 순간, 이용자는 기기와 내부 소프트웨어의 안전성에도 의존한다.

일부 레저(Ledger) 기기에서는 삽입된 임플란트가 복구 문구를 훔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콜드카드(Coldcard)의 펌웨어 버그는 공격자가 개인키를 재현해 자금을 훔칠 수 있게 했다. 같은 하드웨어 지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문제가 생긴 경로가 다르다.

이 사건들이 모든 하드웨어 지갑의 실패를 입증하지는 않는다. 대신 제품을 고를 때 물어야 할 범위를 넓힌다. 키가 인터넷에서 떨어져 있다는 설명만으로는 부족하다. 키를 담은 장치가 공격받는 상황도 보관 설계 안에 들어가야 한다.

다중서명 거래에는 여러 키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중서명 거래에는 여러 키의 승인이 필요하다.

다중서명은 안전을 더하고 관리도 늘린다

다중서명 지갑은 거래를 승인할 때 여러 키를 요구한다. 자금을 움직이는 권한을 분산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권한을 나누는 작업과 나눈 권한을 계속 관리하는 작업은 함께 따라온다.

시너지 네트워크(Synergy Network)의 저스틴 허츨러 CTO는 전통적인 다중서명 구현에서 서명자 조율, 키 백업, 복구 절차, 거래 승인이 추가적인 복잡성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초보자에게는 지갑 사용이 공동 관리 업무가 될 수 있다.

보안을 강화한 대가가 반드시 이용료로만 청구되는 것은 아니다. 누가 서명할 수 있고, 키를 어떻게 보관하며, 문제가 생기면 어떤 순서로 복구할지 챙기는 수고도 비용이다. 다중서명을 평가할 때는 보호 수준과 함께 그 운영을 지속할 능력도 봐야 한다.

탠젬은 카드 한 장에서 개인키를 생성한다.
탠젬은 카드 한 장에서 개인키를 생성한다.

시드리스 지갑, 백업 2개가 바꾸는 책임

시드리스 지갑은 이용자가 복구 문구를 관리하는 부담을 덜어 준다. 탠젬(Tangem)은 카드 한 장에서 개인키를 생성하고 최대 두 개의 추가 기기에 백업 사본을 저장한다. 이용자가 지켜야 할 대상이 문구에서 기기로 바뀐다.

문구를 관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편리함에는 분명한 경계가 있다. 탠젬은 모든 기기를 잃으면 자금에 영구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접근 권한을 되찾는 마지막 수단까지 물리적 기기에 묶여 있는 구조다.

탠젬은 이용자가 모든 카드를 잃었다는 보고를 받은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과 전부 잃었을 때 복구할 수 없다는 조건은 함께 읽어야 한다. 분실 보고가 없다는 말이 분실 뒤의 복구 경로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복구 문구가 사라져도 복구 책임은 남는다.

개별 지갑을 비교할 때 전체 접근 수단 분실 시 복구 조건을 확인한다.
개별 지갑을 비교할 때 전체 접근 수단 분실 시 복구 조건을 확인한다.

키를 훔치지 않고도 돈을 빼낼 수 있나

이용자가 자금을 빼내는 거래에 직접 승인하도록 속일 수 있다면, 공격자는 개인키를 훔칠 필요가 없다. 경쟁 하드웨어 지갑업체 파운데이션(Foundation)의 잭 허버트 CEO가 지적한 위험이다. 열쇠를 지키는 데 성공해도 잘못된 송금을 허락할 수 있다.

허버트는 탠젬에 내장 화면이 없어 거래 내용을 확인할 때 스마트폰에 의존한다고 비판했다. 경쟁업체의 평가라는 이해관계는 감안해야 한다. 그럼에도 이용자가 어떤 화면을 보고 무엇을 승인하는지는 키 보관과 별도로 따져야 할 문제다.

다중서명도 이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루말라는 여러 서명자가 같은 손상된 인터페이스에 속으면 악의적인 거래를 함께 승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승인자가 늘어도 모두 같은 잘못된 안내를 믿는다면, 승인 횟수만으로 거래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자기보관의 대중화는 실수까지 설계하는 일

초보자용 지갑의 경쟁력은 설정 화면을 얼마나 간단히 만들었느냐에서 끝나지 않는다. 다중서명의 조율 부담, 시드리스의 기기 분실, 손상된 화면을 통한 거래 승인까지 이어서 보면 사용 편의가 해결해야 할 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국내 거래소에서 자산을 꺼내 직접 보관하려는 이용자에게도 제품 이름보다 이 구분이 유용하다. 키를 어떻게 지키는지, 접근 수단을 잃으면 무엇으로 되찾는지, 승인할 거래를 어디에서 확인하는지. 각 설계가 덜어 주는 일과 남겨 두는 일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보관의 대중화는 이용자를 더 숙련된 관리자로 만드는 데만 기대서는 어렵다. 보관 장치를 안전하게 만들면서 분실과 잘못된 승인까지 감당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용자가 행사하는 승인 권한은 그대로 돈을 움직이는 힘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보는 자기보관의 급소는 여기다. 자산을 통제할 권한이 이용자에게 오는 만큼, 접근을 잃거나 잘못 보내는 위험도 이용자에게 닿는다. 초보자를 위한 설계는 그 책임을 얼마나 쉽게 설명하느냐보다, 실제로 얼마나 덜 지게 하느냐에서 갈린다.

뉴스 해설 · 동학개미 기자 ·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암호자산이나 특정 지갑의 투자·구매 권유가 아닙니다. 자기보관에서는 기기 분실, 복구 수단 상실, 악의적인 거래 승인으로 자산을 되찾지 못할 수 있습니다. 제품 선택과 투자 판단, 자산 관리의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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