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정부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패키지는 약 500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양국 간의 관세 협상의 중요한 기초가 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2시간 회담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곧 다가오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에 협상이 마무리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김 실장은 회담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남은 쟁점이 몇 가지 더 있지만 다수는 아니다.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면서도 "막바지 단계는 아니며 협상은 언제까지나 유동적"이라고 언급했다. 대미 투자 패키지 관련 쟁점에서는 한국 측이 직접 투자 비율을 줄이고 투자기간을 연장하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미국은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해 왔다.

김 실장은 한국의 외환시장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설명하며 "우리의 투자기간 확대 요구는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행이 제시한 외환시장 안정성 기준인 연 150억~200억 달러에 대한 논의도 진행 중이다.

협상이 진행됨에 따라 원화 약세가 불안정한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이와 관련하여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시장의 우려가 반영되고 있다"고 진단하며, "관세 문제가 해결되면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원·달러 환율이 1430원에 육박하는 급등세를 함께 반영한다.

이번 회담에서의 주요 쟁점인 대미 투자 패키지는 양국 간 입장차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러트닉 장관이 한국 측의 대미 투자 비율 축소 요구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관세 협상 타결이 이루어진다면, 국내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실장과 김 장관은 향후 추가 회의가 어려울 것이라며 대면 회의 대신 화상 회의로 진행할 가능성을 밝혔다. 10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중요한 기회로 삼아 스케줄을 조율하고 있으며, 이번 협상이 그 이전에 완결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