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고급 레스토랑인 '그웬'에서는 손님이 스테이크와 함께 고르는 음료로 물을 선택하는 모습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처럼 프리미엄 생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제 물도 기본적인 음료를 넘어 음식과의 페어링(조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와 함께, '워터 소믈리에(Water Sommelier)'라는 새로운 직업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고객에게 최적의 생수를 추천하고 음식과의 조화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인 워터(fine water)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가를 언급하며, 다양한 맛과 성분을 지닌 생수를 제안하는 전문가들이 등장하게 됐다고 전했다. 파인 워터는 단순한 생수를 넘어 논알코올 음료를 선호하는 고급 소비층 사이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병당 7달러(약 1만원)에서 100달러(약 14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프리미엄 생수가 시장에 출현하고 있다.

특히, 캐나다 뉴펀들랜드산 '버그 워터(Berg Water)'는 가벼운 바디감과 낮은 미네랄 함량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국의 '인 앳 리틀 워싱턴(Inn at Little Washington)'와 같은 고급 호텔에서는 이 생수를 95달러(약 13만원)에 제공하며, "고대의 눈과 공기가 응축된 맛을 느낄 수 있다"는 내용이 메뉴에 소개되고 있다. 그웬의 워터 소믈리에 마틴 리제는 "우리는 프리미엄 생수 판매를 통해 매년 약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일부 고객이 인기 있는 물 메뉴판을 훔쳐 가기도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약 10곳의 레스토랑에서 프리미엄 생수 메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탈리아, 덴마크, 영국, 스페인 등 유럽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워터 소믈리에를 양성하는 전문 교육 기관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파인 워터 아카데미'와 같은 기관은 이 전문직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교육 과정을 마련하고 있다.

워터 소믈리에 개념은 2001년 미국 맨해튼의 리츠칼튼 호텔에서 처음 등장했으며, 이탈리아에서는 2002년 ADAM(Associazione Degustatori Acque Minerali)을 통해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 시작되었다. 아시아에서는 2008년 일본의 JASA(Japan Aqua Sommelier Association)가 설립되며 워터 소믈리에 양성에 나섰다. 한국에서도 2007년 '노 트랜스 워터 카페' 개장을 시작으로 워터 소믈리에가 소개되었으며, 현재 다양한 프리미엄 생수들이 고급 레스토랑과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물 관련 직업군이 더욱 세분화되고 있으며, 레스토랑 서비스 중심의 워터 소믈리에 외에도 고객에게 추천하는 워터 어드바이저,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워터 스튜어드와 워터 매니저 같은 직종도 존재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물이 단순한 음료의 개념을 넘어 맛과 문화의 조화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