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축구의 명칭에 대한 논쟁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그는 워싱턴 DC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2026년 FIFA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미국에서도 전 세계의 대다수가 사용하는 '풋볼'이라는 명칭을 축구에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이는 미국 내에서 '사커'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배경을 언급하면서 기존의 명칭 체계를 흔드는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 내에서 이미 미식축구를 '풋볼'이라 부르기 때문에 축구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 것 같다"라며, "사실 축구가 '풋볼'이라는 이름을 가져야 하고, NFL이 새로운 이름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은 행사에 참석한 이들로부터 큰 웃음과 박수를 이끌어냈으며, 인판티노 회장 또한 이를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비슷한 발언을 했던 바 있다. 올해 클럽 월드컵 현장에서 '사커'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을 발할 수 있는지라는 질문에 그는 유머러스하게 "그럴 수도 있다. 내가 하기로 결심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답하며 해당 이슈에 대한 인식을 제고했다. 이처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미식축구의 문화적 특성을 더욱 부각시키며, 축구의 명칭 문제를 여러 관점에서 다시금 조명하게 만들었다.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일부 영어권 국가에서는 축구를 '사커'로 부르지만,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풋볼'이 통용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NFL의 높은 인기 덕분에 '풋볼'이라는 명칭이 미식축구에 고유하게 적용되고 있는 상황이다. 조 추첨식에서 NFL의 전설적인 선수가 참석한 것은 '풋볼'이라는 용어를 둘러싼 미국 내 문화적 충돌을 더욱 부각시켰다.

실제로 '사커'라는 용어의 기원은 미국이 아닌 영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세기 후반 영국에서 '협회 축구(association football)'를 줄여서 '사커'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는데, 이는 대학가의 속어로 출발했다. 이후 영국에서는 '풋볼'이 일반화되면서 '사커'라는 용어는 거의 사라지게 되었다. 반면, 미군 주둔 이후, 이 표현이 미국 내에서 정착하게 되었다. 미시간대학교의 스테판 시만스키 교수는 이와 관련해 "미식축구가 독자적으로 발전하면서 '풋볼'이라는 명칭을 가져갔고, 축구는 영국식 속어인 '사커'가 유지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손흥민 선수가 최근 미국 프로축구(MLS) LA FC에 합류한 이후 "여기서는 사커라고 해야 하는지, 풋볼이라고 해야 하는지 헷갈린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미국 내에서의 축구 명칭 문제는 여전히 중요한 이슈이며 오래된 문화적 갈등의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