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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바이오시스는 LED 칩을 팔면서 조립할 부품을 줄인다

서학개미 투자포럼 편집팀 ·
서울바이오시스는 LED 칩을 팔면서 조립할 부품을 줄인다

거실 화면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림은 사라지고 작은 빛의 점들이 남는다. 화면을 더 촘촘하게 만들려면 그 점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빛을 내는 반도체만 작아져서는 부족하다. 칩을 연결하고 감싸는 부품도 함께 자리를 비워야 한다.

서울바이오시스(092190)가 2026년 10월 발표한 희토류 없는 백색 LED도 이 문제와 이어진다. 이 회사가 걸어온 길에서 더 흥미로운 것은 새 빛의 색깔보다 그 빛을 만들 때 무엇을 없앴느냐다.

서울바이오시스의 장사는 이렇게 봐야 한다. 빛을 내는 칩을 팔면서 고객이 조립할 부품과 단계를 줄이는 회사다. 작은 칩의 가격표 뒤에는 그 칩을 넣어 완제품을 만드는 공장의 계산이 붙어 있다.

전구를 사는 사람 뒤에 칩을 사는 회사가 있다

서울바이오시스는 2002년 LED 칩 제조기업으로 출발했다. 모회사 서울반도체(046890)와 이름이 비슷하지만 맡는 자리를 나눠 봐야 사업이 보인다. 2025년 사업 구조에서 가시광 분야는 칩의 개발·생산·판매에 집중한다. 자외선과 적외선에서는 칩뿐 아니라 이를 제품에 넣기 위한 패키지와 모듈까지 공급한다.

소비자는 전등이나 화면, 정수기를 산다. 서울바이오시스는 그 안에서 특정한 빛을 내는 부품을 공급한다. 같은 LED라도 고객이 원하는 것은 다르다. 화면에는 색과 촘촘한 배열이 필요하고, 수처리 장비에는 물을 처리하는 조건에 맞춘 광원이 필요하다. 최종 소비자가 보는 기능을 부품의 주문 조건으로 바꿔 받는 자리에 이 회사가 있다.

2024년 9월에는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한 이력이 남아 있다. 2025년 사업 구조에서는 마이크로 LED도 칩부터 모듈까지 판매한다고 명시했다. 발광 소자에서 여러 소자가 작동하는 단위까지, 이 회사가 고객에게 공급하는 형태는 한 가지가 아니다.

칩 주위의 포장을 덜어내면 고객의 설계가 바뀐다

서울바이오시스 — 칩을 기판에 바로 붙인다 도판

와이캅(WICOP)은 칩 자체를 기판 위에 직접 붙인다. 기존 방식에서 필요했던 와이어와 패키지 단계를 생략하는 구조다. 여기서 패키지는 택배 상자가 아니다. 작은 반도체를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제품에 넣을 수 있게 만드는 주변 구조다. 와이캅은 그 중간 단계를 덜어낸다.

부품이 작아져도 주변 구조가 그대로 크면 완성된 광원은 충분히 작아지지 않는다. 기판에 바로 붙이는 칩은 얇은 제품을 설계할 여지를 만든다. 서울바이오시스가 파는 경쟁력은 빛의 밝기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이 확보할 수 있는 공간과 생략할 수 있는 조립 단계도 상품의 일부다.

이 차이는 고객의 원가를 읽는 방식도 바꾼다. 칩 가격만 견주면 주변 부품과 조립의 부담이 빠진다. 완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면 광원을 넣기까지 드는 일을 함께 계산해야 한다. 이것이 부품을 줄이는 기술에 돈을 낼 사업상의 이유다. 특정 고객의 절감액을 대신 계산할 필요도 없다.

빨강·초록·파랑을 옆으로 놓지 않고 쌓았다

서울바이오시스 — 세 가지 색을 세로로 쌓는다 도판

와이캅 픽셀은 이 발상을 화면으로 가져간 제품이다. 빨강·초록·파랑 LED를 수직으로 쌓아 하나의 풀컬러 픽셀로 만든다. 서로 다른 색의 발광 소자가 나란히 차지하던 공간을 세로로 쓰는 선택이다. 빛의 점을 줄여야 하는 화면에서는 쌓는 방향 자체가 사업의 문제가 된다.

2023년 바르셀로나 ISE 전시회에서 공개한 와이캅 픽셀의 용도에는 상업용 대형 화면과 영상 제작용 화면, 자동차 외장 디스플레이가 들어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이라는 익숙한 물건 하나로만 이 회사를 상상하면 실제로 제시해 온 고객의 사용처를 놓친다.

빛을 작게 만드는 능력과 큰 시장에서 싸게 양산하는 능력은 별개의 숙제다. 2026년 2월 실적 자료에서도 마이크로 LED는 적용 범위가 제한적인 단계이며 수율 안정화와 공정 효율 개선이 상용화 확대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됐다. 한 번 만든 화면이 아니라, 불량을 줄이며 계속 만들 수 있는 화면이 고객의 구매 계산을 통과한다.

영국 정수장에서는 화면 대신 물을 만났다

서울바이오시스 — 빛을 쓰는 손님은 정수장에도 있다 도판

칩을 완제품 회사의 문제에 맞춰 파는 구조는 자외선에서 더 선명해진다. 2022년 서울바이오시스의 바이오레즈 기술은 영국 수처리 전문기업 타이픈을 통해 컴브리아 정수장에 적용됐다. 서울바이오시스가 수도요금을 받는 사업이 아니다. 수처리 장비를 만드는 파트너를 거쳐 광원 기술이 시설 안으로 들어간 사례다.

이 사례에서 회사가 내세운 차이는 물의 흐름에 맞춘 광출력 조정이었다. 시간대에 따라 유속이 바뀌면 광원 출력도 조절하는 방식이다. 화면 고객에게는 촘촘한 색의 점이 필요했고, 이 고객에게는 물을 처리하는 운전 조건에 맞출 빛이 필요했다. 칩의 용도는 달라도 돈을 내는 이유는 구체적인 장비 안에서 생긴다.

그래서 서울바이오시스를 LED라는 제품 이름으로만 묶으면 중요한 절반이 빠진다. 어떤 빛을 낼 수 있느냐와 함께, 누구의 장비에 어떤 형태로 넣을 수 있느냐를 봐야 한다. 칩과 패키지, 모듈을 나눠 공급하는 사업 구조도 그 질문에 붙는다.

백색 LED에서도 없애는 일이 계속된다

최근 발표한 와이캅 3는 기존 백색 LED에서 쓰던 희토류 없이 백색광을 내는 기술이다. 2026년 10월 28일 발표에서는 개발과 초기 양산을 알렸고, 향후 계획에는 4분기 양산과 고객 공급 방향을 담았다. 새 기술을 만들었다는 소식과 고객 매출의 크기는 같은 사실이 아니다.

이 발표를 앞선 와이캅과 이어 놓으면 회사의 선택은 일관된다. 칩을 기판에 직접 붙이고, 색을 내는 소자를 쌓고, 백색광에 필요했던 재료를 덜어낸다. 모든 LED에서 모든 부품을 없앴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용도별로 다른 구조를 만들면서 고객의 제품 설계에 더 깊이 들어가는 과정이다.

이 회사의 급소는 얼마나 작은 빛을 보여 주느냐만이 아니다. 그 빛을 채택한 고객이 제품을 만드는 수고를 얼마나 덜 수 있느냐에 있다. 작은 빛의 점이 차지하던 자리를 비울수록, 그 칩은 고객의 설계 안에서 더 큰 자리를 얻는다.

함께 읽기: 씨티알모빌리티는 자동차 부품과 함께 공장의 납기를 판다

자료: 서울바이오시스 2025 사업보고서 (2026-03-18) · WICOP 기술 소개 (열람 2026-10-30) · ISE 2023 WICOP Pixel 전시 발표 (2023-01-31) · 2025년 4분기 실적발표 자료 (2026-02) · 영국 컴브리아 정수장 바이오레즈 공급 (2022-06-22 (본문 발표일 23일)) · 희토류 없는 백색 WICOP 3 발표 (게시 2026-10-29 / 발표문 2026-10-28)

2026년 10월 30일 작성. 공시·공식 제품 자료를 토대로 한 사업 구조 해석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기술 적용 사례와 계획은 각 자료의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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