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햇이 수백 개 지갑의 NFT 3,832개를 주인 동의 없이 옮겼다. 매직에덴 판매처럼 보인 거래와 Limit Break 결제 컨트랙트의 관계, NFT 승인 해제가 필요한 이유와 반환 시점을 누가 정하는지 짚는다.
NFT 3,832개가 움직였는데 주인은 버튼 하나 누르지 않았다

화이트햇이 수백 개 지갑에서 NFT 3,832개를 주인 동의 없이 한 지갑으로 옮겼다. 구조 목적이었지만, 이 이동을 가능하게 한 것은 홀더가 예전에 마켓 컨트랙트에 준 승인 권한이다. 매직에덴 판매처럼 보였던 거래를 따라가면 NFT 승인 해제가 왜 필요한지, 구조된 자산의 반환은 누가 정하는지 드러난다.
유가랩스 0xQuit가 권고한 NFT 승인 해제
- 화이트햇이 주인 동의 없이 NFT 3,832개를 옮길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준 승인 권한 때문이다.
- 0xQuit는 이더리움 Payment Processor V2, ApeChain Payment Processor V3 승인 해제를 권고했다.
- 서비스가 종료돼도 지갑 승인은 스스로 사라지지 않는다.
NFT 3,832개는 누구의 허락으로 움직였나
허락한 사람은 없었다. 적어도 이번 금요일에는 그렇다. 수백 개 지갑에 흩어져 있던 NFT 3,832개가 한 지갑으로 모였고, 주인들은 버튼 하나 누르지 않았다.
처음 이상을 알린 사람은 X에서 Cirrus로 활동하는 NFT 커뮤니티 이용자였다. 그는 이 거래들이 매직에덴(Magic Eden)을 거친 판매처럼 보인다고 짚고, 홀더들에게 예방 차원에서 권한을 거둬들이라고 권했다.
얼마 뒤 유가랩스(Yuga Labs)의 블록체인 부문 부사장 0xQuit가 나섰다. 이 이동은 화이트햇 작업이고, 받는 지갑에 있는 NFT는 안전하며 "will be returned once they are no longer at risk"라고 밝혔다.
홀더가 훨씬 전에 준 승인 때문에 이번 이동에는 허락이 필요 없었다. 홀더가 언젠가 마켓 컨트랙트에 준 승인이 그대로 살아 있었고, 그 승인을 거치면 주인이 아닌 쪽도 NFT를 옮길 수 있었다.

NFT 승인 권한이 구조와 탈취를 모두 허용한다
이번 사건에서 가장 불편한 대목은 구조가 성공했다는 사실 자체다. 구조자가 주인 동의 없이 3,832개를 옮길 수 있었다면, 같은 경로를 먼저 찾은 공격자도 똑같이 옮길 수 있었다.
NFT 승인은 흔히 setApprovalForAll 방식으로 준다. 컬렉션 하나를 통째로 맡기는 권한이고, 해제하기 전까지 기한 없이 남는다. 집 열쇠를 부동산에 맡긴 뒤 거래가 끝나도 돌려받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화이트햇은 승인 권한의 위험을 먼저 알고 NFT를 자기 지갑으로 옮겼다. 선의였지만 방식은 공격과 구별되지 않는다. 체인 위에서는 둘 다 같은 거래로 찍힌다.
승인 권한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은 누가 먼저 NFT를 옮겼느냐와 상관없이 그대로다.

매직에덴이 아니라 Limit Break 결제 컨트랙트였나
사건 이름에는 매직에덴이 붙었지만, 문제의 컨트랙트는 다른 곳으로 좁혀지고 있다. 0xQuit는 이더리움의 Payment Processor V2와 ApeChain의 Payment Processor V3 승인을 해제하라고 권고했다. Limit Break가 만든 결제 컨트랙트다.
BAYC 커뮤니티 매체 Bored Ape Gazette는 초기 기사에서 매직에덴을 지목했다가 Limit Break 결제 프로세서 문제로 고쳐 적었다. 거래가 매직에덴 판매처럼 보인 것은 여러 마켓이 같은 결제 컨트랙트를 공유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매직에덴은 자사 컨트랙트가 악용됐다고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유가랩스 최고경영자 마이클 피게(Michael Figge)는 취약점이 몇 시간 전 발견됐고 곧 추가 정보를 내겠다고 했다.
홀더 입장에서 이 구분은 실용적이다. 마켓 이름이 아니라 컨트랙트 이름으로 승인을 찾아 끊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 닫은 마켓의 권한은 왜 남아 있었나
CryptoTimes는 매직에덴이 2026년 3월 이더리움 마켓플레이스를 닫은 뒤에도 남아 있던 옛 승인이 경로가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원인으로 확정된 설명은 아니다.
그래도 이 가능성이 무거운 이유가 있다. 마켓이 문을 닫아도 홀더가 준 승인 권한은 자동으로 사라지지 않는다. 컨트랙트는 서비스가 끝났다고 스스로 꺼지지 않고, 권한은 홀더가 직접 거둬야만 사라진다.
2022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OpenSea의 구형 Wyvern 컨트랙트 프록시에 남아 있던 승인이 공격에 쓰였다. 그때도 문제는 새 기술이 아니라 잊힌 옛 권한이었다.
4년 간격을 두고 같은 모양이 반복됐다.

3,832개와 2만 개, 규모는 얼마인가
숫자는 아직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확인된 이동은 한 지갑이 옮긴 3,832개다. 금액으로는 트레이더 anytwocardzz가 약 140만 달러로 추정했지만 검증된 값은 아니다.
Bored Ape Gazette는 6백만 달러 이상, 2만~2만3천 개라고 적었다. 3,832개와 크게 어긋난다. 집계 기준이 다르거나 이후 추가 이동이 있었다는 뜻일 수 있다.
옮겨진 컬렉션에는 BAYC, MAYC, Azuki, Doodles, Moonbirds, CloneX, DeGods 등이 이름을 올렸다. 특정 프로젝트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공통 결제 컨트랙트를 쓴 여러 컬렉션에 걸친 일이라는 점이 규모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내 NFT를 돌려받는 날은 누가 정하나
반환 시점은 홀더가 아니라 유가랩스 쪽이 정한다. 0xQuit의 약속은 위험이 사라지면 돌려준다는 것이고, 그 판단도 보관하는 쪽의 몫이다.
전례는 있다. 2026년 6월 8일 Flooring Protocol이 뚫렸을 때 유가랩스는 BAYC 29개와 CryptoPunks 2개를 포함한 NFT 68개, 50만 달러 이상어치를 빼냈다. 피게는 자사 GrailsOTC 트레이딩 데스크가 돈과 NFT를 먼저 대 구조했다고 밝혔고, 자산은 피해자 반환을 위해 보관됐다.
돈의 흐름으로 보면 구조는 공짜 자선이 아니다. 피해를 피한 이익은 홀더에게 가고, 자금과 보관 책임은 유가랩스가 떠안는다. 대신 그 몇 시간 또는 며칠 동안 내 자산은 유가랩스가 보관한다.
이번 사건이 가르쳐 주는 것은 좋은 구조자를 믿으라는 말이 아니다. 누구의 선의에도 기댈 필요가 없도록, 쓰지 않는 승인은 스스로 끊어 두는 것이 NFT를 가진 사람의 가장 값싼 보험이다.
이 글은 NFT 승인 권한 사고를 설명한 것으로 특정 NFT·가상자산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취약점 원인·규모·반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아 이후 내용이 달라질 수 있고, 지갑 관리와 투자 판단의 책임은 이용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같은 코너에서 더 읽기
코인 모으기 9천729억원, 비트코인 하락장에도 매수가 늘어난 이유
비트코인이 연초보다 5.3% 내렸는데도 업비트·코인원·디지털엑스의 모으기 누적 투자액은 9천729억원으로 78.9% 늘었습니다. 다만 누적 숫자만으로는 매달 꾸준히 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락장에도 매수가 이어지는 것은 투자자가 매번 결심해서가 아니라 미리 정해 둔 설정이 사기 때문이고, 그 거래가 쌓일 때마다 수수료는 거래소로 갑니다.
레저 하드웨어 지갑 도난, 공식 리셀러의 주인이 이미 바뀌어 있었다
레저(Ledger)는 동남아 공식 리셀러 CryptoBilis에 판매·배송 중단을 지시하고 최근 90일 구매자에게 기기를 켜지 말라고 권고했다. 연구자들은 손실을 7,200만~8,600만 달러 이상으로 본다. 이 사건의 핵심은 해킹 기법이 아니라, 공식 인증 간판은 그대로인데 그 뒤의 주인이 바뀌어 있었다는 공급망의 빈틈이다.
코인셰어즈 부자 코인 설문, 조사를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다
코인셰어즈 설문에서 고액자산가 포트폴리오 내 암호화폐 비중은 평균 10%로 나왔다. 반면 자문가 단체 설립자 릭 에델먼은 실제로는 2~5%가 흔하다고 반박했다. 설문을 낸 곳이 암호화폐 운용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10%는 수요의 실측치라기보다 업계가 바라는 방향에 가깝고, 내 비중은 남의 평균이 아니라 내가 견딜 수 있는 손실 폭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다.
민와일 비트코인 생명보험, 3,750만 달러 투자자 명단에 생명보험사가 있다
민와일(Meanwhile)은 보험료와 사망보험금을 모두 비트코인으로 정하는 버뮤다 생명보험사이고, 이번에 베인캐피털 크립토 주도로 3,750만 달러를 조달해 누적 1억8,000만 달러가 됐다. 투자자 명단에 Apollo와 노스웨스턴 뮤추얼의 벤처 자회사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이 거래는 비트코인이 거래 자산에서 상속·보험 자산으로 옮겨 가는 실험에 전통 보험업 자본이 직접 걸었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