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2만 개 오지급, 금감원은 세 차례 들여다보고도 잡지 못했다

가상자산 감독은 금융위·금감원·FIU·한국은행 네 곳으로 나뉘어 있고, 그 틈에서 빗썸 비트코인 62만 개 오지급은 금감원이 세 차례 들여다보고도 사전에 잡지 못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감독 일원화가 아직 발표되지 않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에 담겼다고 답했다. 숙제는 기관 수를 줄이는 데 있지 않다. 거래소 안에서 코인이 잘못 움직이는 순간을 누가 먼저 보느냐가 이번 개편의 성패를 가른다.

뉴스 핵심
- 가상자산 감독은 금융위·금감원·FIU·한국은행 네 곳으로 나뉘어 있다.
- 금감원은 빗썸을 사전에 세 차례 점검했지만 비트코인 62만 개 오지급을 발견하지 못했다.
- 이찬진 금감원장은 감독 일원화가 미발표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에 담겼다고 답했다.
가상자산 감독, 왜 네 기관으로 나뉘어 있나
원화로 코인을 사고파는 국내 거래소는 이미 제도권 안에 있다. 그런데 이 거래소를 들여다보는 눈은 하나가 아니다.
10월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상자산 감독이 금융위, 금감원, FIU, 한국은행으로 쪼개져 있다고 짚었다.
건물 하나에 관리인이 넷이면 각자 맡은 방은 잘 지킨다. 복도와 계단처럼 누구 담당인지 애매한 곳이 문제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는 그 복도가 코인이 장부와 지갑 사이를 오가는 길이다. 이 의원이 든 두 사례는 모두 그 길에서 벌어졌다.

금감원은 빗썸을 세 번 봤는데 왜 62만 개를 놓쳤나
세 번 봤다는 사실이 오히려 문제를 키운다. 이 의원은 금감원이 빗썸을 사전에 세 차례 들여다봤지만 비트코인 62만 개 오지급 사건은 한 번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지급은 거래소 장부의 숫자와 실제로 나간 코인이 어긋났다는 뜻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서류 점검만으로는 이런 어긋남이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의원은 "이런 시스템으로 범죄자금 걸러낼 수 있다 얘기하면 사람들이 신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점검 횟수는 채웠다. 그러나 거래소 내부에서 코인이 움직이는 경로까지는 닿지 못했다.

코인원 해외 미신고 거래 9만 건은 어떤 구멍인가
두 번째 구멍은 거래소 바깥으로 이어진다. 이 의원은 코인원 한 곳에서만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 거래한 건수가 9만 건을 넘는다고 밝혔다.
미신고 사업자는 국내 신고 체계 밖에 있는 거래 상대다. 그쪽으로 넘어간 코인은 국내 감독기관이 끝까지 따라가기 어렵다.
빗썸 사례가 집 안 장부의 문제라면 코인원 사례는 현관문 관리의 문제다.
자금세탁 감시는 FIU의 일이고, 거래소 건전성 검사는 금감원의 일이다. 두 일이 만나는 이 경계에서 숫자가 9만 건까지 쌓였다.

이찬진 금감원장의 답,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
이 의원은 앞서 2단계 입법 과정에 반영하겠다고 한 약속이 지켜졌는지 물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정부안에는 발표는 안 돼 있는 상태긴 하지만 반영돼 있다"고 답했다. 그 정부안이 가상자산 2단계 입법안인 디지털자산기본법이다.
방향은 섰다. 그러나 정부안 자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원화의 모습은 아직 아무도 볼 수 없다.
어느 기관이 검사권을 쥐는지, FIU의 자금세탁 감시와 한국은행의 역할을 어디에 두는지가 일원화의 실체가 된다. 그 설계가 이 법의 핵심이다.
FIU 공조 강화는 일원화와 무엇이 다른가
이 원장은 "FIU와 공조체계는 전보다 더 세게 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공조는 기관이 그대로 나뉜 채 정보를 더 자주 주고받는 방식이다. 일원화는 아예 한 곳이 책임을 지는 방식이다.
법이 나오기 전까지 실제로 돌아가는 장치는 공조 쪽이다.
이 원장은 체계 구축 논의를 거쳐 준비가 거의 끝났고, 정리되는 대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공조가 빗썸과 코인원 같은 경계 사고를 실제로 잡아낼지는 그 설명에서 드러난다.
이용자 코인이 기대는 곳은 결국 거래소 장부다
거래소에 코인을 맡긴 이용자는 지갑 열쇠를 직접 쥐지 않는다. 내 몫은 거래소 장부 위의 숫자로 존재한다.
그래서 감독의 빈틈은 곧 이용자 장부의 빈틈이다. 빗썸 62만 개 오지급은 그 장부가 실제 코인과 어긋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기관 넷을 하나로 묶어도 검사가 서류에 머물면 같은 일이 반복된다.
우리가 보는 일원화의 성패 기준은 간단하다. 장부와 지갑의 어긋남, 해외 미신고 사업자로 빠지는 흐름을 한 곳이 실시간에 가깝게 볼 수 있느냐다.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이 이 질문에 답해야 감독이 숫자가 아닌 코인을 보게 된다.
이 글은 가상자산 감독 제도 논의를 설명한 것으로 특정 코인이나 거래소 이용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정부안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아 실제 제도는 달라질 수 있고, 가상자산은 가격 급변과 거래소 운영 사고 위험이 있으니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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