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의회 하원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관련된 제프리 엡스타인 성범죄자에 대한 문서를 공개하는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 법안을 찬성 427표, 반대 1표로 가결했으며, 이는 사실상 만장일치에 가까운 표결이다. 유일한 반대표를 던진 의원은 공화당 소속의 클레이 히긴스 의원이다.

이번 법안은 곧 상원으로 넘어갈 예정이다. 상원에서도 통과될 가능성이 높으며, 최종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법안 통과에 반대했던 입장이었으나, 최근 공화당 내 일부 의원들이 법안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이자 지지 입장으로 돌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엡스타인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자신과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엡스타인은 2008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019년 수감 중 자살했다. 엡스타인이 남긴 문서에는 여러 유명 인사들의 이름이 등장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며, 그중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도 포함되어 있다.

이번 법안의 통과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 기반인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부에서 갈등을 심화시킬 가능성을 시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공화당 의원들은 이번 법안에 대해 '반역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이는 이미 분열의 조짐으로 해석되고 있다. 마조리 테일러 그린 의원은 법안 통과에 대한 기자회견에서 "이 사안은 MAGA에 가장 파괴적인 요소가 되었으며, 갈등의 진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 통신 등 주요 언론은 이번 표결을 통해 공화당 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 내 소수의 이탈파와 협력하여 법안을 본회의에 성공적으로 상정시켰고,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루어졌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ABC 기자가 엡스타인 문건 공개에 대한 질문을 하자 그의 태도에 불만을 표하며 "당신은 끔찍한 기자다. 앞으로 질문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와 같은 발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불안한 심리를 드러내고 있으며, 법안 통과 과정에서 그가 느끼는 압박감이 클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